마이크로소프트(MS)를 새로 지휘하게 될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이라는 MS의 방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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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티아 나델라 MS CEO |
나델라 CEO는 취임 당일인 4일(현지시각) 전세계 MS 임직원을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MS가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인 세상에서 번영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산업을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직 혁신을 존중할 뿐”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런 방향 제시는 우선적으로 스티브 발머 전임 CEO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발머 전임 CEO는 ‘MS를 디바이스와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MS가 위기상황이더라도 MS의 소트웨어 강점을 더욱 살려 모바일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위기 타개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MS는 인터넷 검색과 서비스는 구글에 밀리고, 모바일 기기 분야는 애플에 뒤져 있으며, 기업용 클라우드는 아마존에 못미치는 등 모바일 분야에서도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피스 프로그램과 PC 운영체제인 윈도우가 여전히 MS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PC가 빠르게 내리막길을 걷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이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기기의 운영체제에서는 우위는 커녕 계속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나델라 CEO는 이날 고객사와 협력사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런 방향을 더욱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진화함에 따라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결정된다”며 "현재는 '모바일'의 정의가 '휴대전화'에 치우쳐 있지만, 산업 인터넷이나 사물 인터넷을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클라우드와 데이터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든 것이 결국 소프트웨어에 의해 매개될 것이며, 소프트웨어가 이런 기기들이 얼마나 똑똑한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그의 설명은 MS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점을 토대로 PC 운영체제인 윈도우을 놓고 모바일과 호환성을 더욱 강화하는 현재의 방향을 계속 추진해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나델라 CEO는 소비자 제품과 비즈니스용 제품을 따로 구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MS가 그동안 추진해온 커뮤니케이션, 생산성, 소셜네트워크 분야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융합을 더욱 강화해 개인적 공간이나 비즈니스 공간 양쪽에서 더욱 일관성있게 사용하도록 하는 방침을 지속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델라 CEO는 또 서피스 프로, X박스,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등에 대해 "기기들이야말로 이런 경험들이 함께 합쳐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MS는 기기 사업에 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며, ‘디바이스와 서비스 회사’라는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이런 나텔라 CEO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나텔라 CEO를 비롯한 새 경영진이 MS의 위기상황을 넘을 구체적 계획을 내놓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MS는 CEO 선정위원들의 만장일치 합의로 사티아 나델라 수석부사장을 제3대 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 나델라 CEO는 “MS 앞에 놓인 기회는 엄청나게 크지만 이를 붙잡기 위해서는 확실히 초점을 맞추고 더 빨리 움직이고 계속 변신해야 한다”며 “내 직무 중 큰 부분은 우리 고객들에게 혁신적 제품을 더 빨리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델라 CEO는 인도 출신으로 1992년 MS에 입사했으며 최근까지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우드 사업 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MS는 새로운 CEO를 찾는 과정에서 외부 인사의 영입도 고려했으나, MS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가 아니면 MS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감안해 나텔라 CEO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나델라 CEO 선택에 대해 “안정적이고 상식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과연 이런 선택이 MS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