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기자 eesoar@businesspost.co.kr2023-07-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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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강희석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직매입 공산품의 온라인 배송 시간 단축에 나섰다.
한때 이커머스 1위였던 지마켓글로벌의 물류 역량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배송 인프라 정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강희석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빠른 배송의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은 강 대표가 6월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G마켓의 '스마일배송'을 기반으로 최근 익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며 배송 속도를 높였다.
승자 독식의 이커머스 시장에서 배송 속도전을 주도하며 덩치를 키워온 쿠팡과의 향후 점유율 싸움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들로 여겨진다.
SSG닷컴은 우선 익일배송인 '쓱원데이배송'을 도입하며 공산품까지 빠른 배송을 확대했다. 직매입한 가공식품과 생필품, 패션과 스포츠, 반려동물용품 등을 당일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해주는 것이다. 2만원 이상 구입하면 무료로 배송해주고 여러 개를 동시에 주문해도 한데 포장해 가져다준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익일배송은 쿠팡뿐 아니라 11번가, 네이버 모두 제공 중"이라며 "SSG닷컴 내 고객에게도 식료품 이외 공산품 익일배송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G마켓은 이용 판매자들의 부담을 낮춰 기존 익일 '스마일 배송' 활용을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판매자 입고 대행 서비스'의 신청을 간소화하고 혜택을 늘렸다.
이번 '스마일픽업' 서비스는 신청만 하면 가입 가능 여부에 따라 자동으로 가입이 된다. 입고 비용도 택배에 비해 72%까지 줄일 수 있고 재고 등 물류 관리비도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 G마켓이 직접 전담 차량과 기사를 통해 상품을 가져가면서 익일 '스마일배송'의 상품 입고 시간 자체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SSG닷컴과 G마켓이 익일배송 품목과 인프라를 강화한 것은 앞으로 점유율 싸움에서 '배송 속도'를 기본으로 배송 시스템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G마켓은 3년 이내에 거래액 20조 원 회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익일배송 서비스의 효과는 쿠팡이 충분히 입증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공산품 익일배송, 판매자 입고 대행 서비스 등을 이미 적용해오고 있다. 실제 쿠팡의 매출 비중 90%가량은 직매입 기반의 익일 로켓배송 상품군에서 나온다.
쿠팡은 이런 익일배송 물류 인프라로 전국에 약 100여개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이를 150여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쿠팡과 점유율 싸움을 하려면 대등한 속도의 배송을 담보할 물류 인프라 구축은 기본이고 취급 상품수 등이 받쳐줘야 한다.
이 지점에서 강희석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G마켓과 SSG닷컴의 시너지 접점을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시너지는 오픈마켓 G마켓과 직매입 기반 SSG닷컴의 시스템 차이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쿠팡이 익일 빠른 배송인 '로켓배송'이 가능했던 것은 직매입 기반의 상품 공급과 전국적으로 포진한 물류센터가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 G마켓은 기존의 판매자 입고 대행 서비스를 손질해 '스마일픽업'으로 내놨다. 스마일배송 이용 판매자들이 비용 절감뿐 아니라 상품 입고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로 가입을 간소화하며 이용 문턱을 낮췄다.
사실 쿠팡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SSG닷컴 익일배송 공산품 상품수는 G마켓 쪽에서 익일배송인 스마일배송 참여 판매자를 늘리면 된다.
현재 동탄물류센터 1개뿐인 G마켓의 익일배송의 물류센터수는 SSG닷컴 이마트 쪽에서 100여개 점포를 활용하면 규모상으로는 쿠팡과 엇비슷해질 수 있다.
다만 이때 이 스마일배송에 가입한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상품을 어떻게 이마트 점포에서 익일 출고하느냐 하는 등의 문제가 남는다.
SSG닷컴은 "향후 고객 반응에 따라 쓱원데이배송의 물량과 상품 가짓수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듯이 신세계그룹은 점진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통기업들이 새롭게 뭔가를 하기 보다는 기존의 것을 효율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신세계그룹은 기존 보유한 오프라인 점포 등을 최대한 활용해 온라인과 연결하며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