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7-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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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만에 돌아온 여름휴가철 해외여행을 맞아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들의 일본노선 수송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은 엔저현상과 경기침체에 따른 단거리 지역 선호 현상으로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여름 휴가로 해외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는 수요를 끌어당기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전하게 맞이하는 첫 여름휴가 여행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국제선 노선 승객 유치를 위한 노선 확장,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9일 저비용항공사들의 특가 항공권 프로모션을 살펴보면 일본 노선에 특가 항공권이 집중돼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엔화 약세에 따라 올해 여름휴가 여행지로 일본이 주목을 받자 항공사들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일본 노선 항공권을 저가로 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자카드가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6월 실시한 해외여행동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일본이 꼽혔다. 비중은 26.7%로 2022년도 조사보다 6.2% 포인트 높아졌다. 호주(12.9%), 베트남(6.3%), 태국(5.4%), 미국(4.8%)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항공은 3일부터 7일까지 항공권 특가 이벤트 ‘일본 대상 노선 무조건!’을 실시했다. 대상 노선은 인천~도쿄, 김포~오사카, 인천~마쓰야마, 인천~오이타, 인천~히로시마, 인천~오사카, 인천~나고야, 인천~삿포로 등이다.
제주항공은 이미 일본 노선 확대 채비도 마쳤다. 7~8월 국제선 증편 계획을 6월 말에 공개했는데 이 계획에서 일본 노선의 증편 수가 168편으로 가장 많다.
제주항공은 13일부터 세 번째 일본 소도시 노선이자 단독 취항 노선인 인천~히로시마 노선에 주 3회 일정으로 새로 취항하는 등 일본 노선을 다양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31일까지 인천~후쿠오카, 대구~후쿠오카 등의 신규 취항 노선의 특가 항공권을 판매한다.
이와 함께 일본의 대표 드러그스토어 ‘돈키호테’와 제휴를 맺고 탑승객을 대상으로 쇼핑 때 할인을 해주고 후쿠오카 인근 나가사키에 위치한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로 가는 셔틀버스 운임을 2천 엔 깎아준다.
티웨이항공은 월 정기 프로모션 ‘월간 티웨이’를 통해 12일까지 일본 노선 12곳에 대한 운임 할인과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진에어는 1일부터 인천공항 제2터미널로의 탑승카운터 이전을 기념해 9일까지 할인 이벤트를 연다. 대상 노선은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방콕, 세부, 마카오 등 모두 14개로 할인폭은 5~10%이다.
진에어는 제주항공과 비교해 기단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탄력적인 노선 운용을 통해 수익성까지 잡고 있다. 진에어는 최근 여름철 여행수요가 줄어드는 동남아시아 국가로 향하는 운항 편수를 줄이고 일본 노선 운항을 늘렸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에서만큼은 대형항공사(FCS) 못지 않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시간 비행 정도면 비싼 대형항공사보단 저비용항공사라는 수요 차원에서의 가격 접근은 동일 노선에 있어서의 양측의 회복속도 차이를 야기하는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일본여행 호황에 힘입어 3분기 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 전망도 밝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7~8월 휴가, 9월 추석 연휴가 있다”며 “3분기 내내 일본과 동남아 노선은 호황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 엔화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옴에 따라 일본 여행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엔화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본여행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7일 종가기준 엔화는 100엔당 911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100엔당 900원선 아래로 떨어졌던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올해 4월 취임하면서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이 엔화 약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6월23일 펴낸 보고서에서 "가파른 엔저 현상에 대한 경계감으로 외환당국의 개입이 주기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추가적인 엔화 약세 폭은 제한적이겠지만 정책 조정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