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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구광모 LG그룹 회장, '빠르고 독하고 강하게' LG 유전자 바꿔내다

성현모 서지영 강윤이 lordsami@businesspost.co.kr 2023-07-0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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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일반 대중들에게 LG의 이미지는 매우 다양하다. 

‘가전은 LG’로 대표되는 백색가전 명가의 이미지, 5대 그룹 가운데 한 번도 총수가 교도소에 다녀오지 않은 유일한 그룹 등 긍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만년 2등의 이미지 등 좋지 않은 이미지도 있다. 

실제로 LG그룹의 3대 회장이었던 구본무 회장은 “부정한 1등을 하느니 차라리 2등을 하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LG그룹의 4대 회장, 구광모 회장은 LG가 그저 착하기만 한 기업의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올해 마흔 여섯 살로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젊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다른 그룹의 3세 경영인들보다 10살 가까이 어리기 때문에 매우 조용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총수로서의 행보를 살펴보면 마치 맹금류처럼 저돌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바로 LG와 SK의 배터리 전쟁이다.

LG는 SK가 LG의 배터리 인력, 기술을 빼갔다고 소송을 걸어 승소했고, 무려 2조 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받아냈다. 최대한 대립을 꺼리던 예전의 LG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또한 인공지능, 로봇, 전장,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에 통 크게 투자를 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과연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5년 동안 LG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LG의 유전자를 바꾸고 있는 구광모 회장 리더십의 특징은 무엇일까?

◆ 큰아버지의 양자가 된 조카, LG그룹의 총수가 되다 

구광모 회장은 처음부터 LG의 후계자는 아니었다. 구 회장의 친아버지는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은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을 지키기 위해 조카인 구광모 회장을 양자로 입적했다. 구광모 회장이 26살 때의 일이다. 

구 회장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후계자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LG그룹에 대리로 입사해 과장과 부장을 거쳐서 8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그리고 2018년,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구광모 회장은 LG그룹 총수로 취임했다. 4대 그룹 최초의 40대 총수이자 최초의 4세 경영인이 탄생한 것이다. 

취임 당시에는 구광모 회장이 당장 큰 변화를 이끌기보다는 업무 파악 등에 주력하면서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젊은 나이이기도 했고, 구본무 회장의 별세도 급작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의 행보는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 전장과 배터리, 구광모 시대 LG를 이끄는 두 개의 엔진

구광모 회장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공격적으로 그룹을 재편했다. 재편의 핵심은 효율성이었다. 돈이 안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될성 부른 떡잎은 확실히 민다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구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무려 10개 사업을 정리했다. 2021년에는 휴대폰 사업에서까지 철수했다. 어차피 1등을 못하는 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1등을 할 수 있는 사업에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구 회장이 1등을 할 수 있다고 주목한 사업은 바로 전장 사업이었다. 

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오스트리리아 차량 조명 회사를 인수했으며 자동차 부품기업 마그나와 손잡고 1조 원 규모의 합작사도 만들었다. 

구 회장이 전장 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한 시점에는 구 회장의 투자가 조금 무모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왔지만 현재 LG그룹의 전장 사업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차량 조명, 파워트레인의 3각 편대를 갖추고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LG디스플레이의 차량 디스플레이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차체 빼고는 다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LG그룹 전장사업의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는 10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사업의 타이밍을 잘 읽어낸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과 관련된 이야기다.

LG화학은 2020년 12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에 기업을 상장시켜서 투자금을 모으고 그 투자금을 통해 확실하게 덩치를 키우겠다는 사업적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은 LG화학 주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핵심 사업을 떼어낸 LG화학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소액 주주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물적분할 반대 청원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LG그룹은 배터리 사업 분할을 밀어붙였고 이는 LG그룹의 배터리 사업이 성장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됐다. 

현재 LG엔솔은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2위에 올라있다. “LG 배터리가 없으면 전기차를 굴릴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규모도 커졌다. 

사업을 떼어준 LG화학 역시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회복되기 시작했다. 3일 종가 기준 LG화학의 주가는 69만1천 원으로 52주 신저가인 49만7500원과 비교해 약 39% 올랐다. 

시장에서는 만약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안 해서 투자금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면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타이밍에 주문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LG그룹의 승부수가 적중한 셈이다. 

결국 구 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키워낸 전장, 배터리 사업은 모두 전기차와 관련된 사업이다. 구 회장이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LG그룹을 ‘1등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구광모 회장은 직원들에게 “안 되는 이유 100가지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일단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5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공과대학을 나왔으며 LG그룹의 후계자가 되기 전에는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다음 먹거리를 향해 전투적으로 도전하고 투자하는 경영 스타일이 이런 경험에서 나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연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뉴LG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기획제작 : 성현모, 서지영, 강윤이 / 촬영 : 김원유, 김여진 / 진행 : 윤연아 / 출연 : 조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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