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7-04 16: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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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동안 주춤했던 에코프로 주가가 미국 테슬라 훈풍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가 전날 90만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는가 하면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 주가 역시 상승흐름을 이어가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불안한 모습으로 주가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 에코프로 주가가 90만 원 고지에 오르게 되면서 코스닥 신 황제주 등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 홍보영상 갈무리.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 주가는 전날보다 2.42%(2만2천 원) 내린 88만6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에코프로 주가는 20.42%(15만4천 원) 폭등하면서 상장 이래 처음으로 주가 90만 원을 넘겼다. 시가총액만 4조 원 넘게 늘어나면서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과 시가총액 격차를 1조 원대로 좁히기도 했다.
이날 들어 주가가 내리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90만 원에 가까운 가격을 유지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가장 비싼 가격에 사고 팔리고 있다.
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74만6천 원)와 10만 원 이상 차이를 발렸다. 시장에서는 ‘황제주(주당 가격 100만 원 이상)’에 대한 기대도 키우는 모습이다.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760% 가량 급등한 화제의 종목이다. 5월 들어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며 주춤했으나 테슬라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6월 들어 다시 올랐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들이 예상을 뛰어넘은 2분기 판매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2차전지를 향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분기 세계 각국에 46만6천 대를 인도하면서 분기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5% 늘어난 수치로 시장의 예상을 넘어섰다. 리비안도 2분기 1만2640대를 인도하면서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15% 가량 많은 물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투자자가 강제로 주식을 사서 되갚은 ‘숏 커버링’ 물량도 주가 급등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같은 종목 주식을 사서 갚은 뒤 차익을 내는 투자기법을 의미한다. 이때 기대와는 달리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억지로 주식을 사야한다. 이때 기존 주가 상승세에 매수세가 추가로 들어오므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게 된다.
앞서 엔비디아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달리며 상승랠리를 이어갈 때 이 같은 숏 커버링이 주가 급등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 테슬라발 호재가 최근 에코프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코프로의 경우에도 전날 2차전지주의 전반적인 강세 속에서 홀로 20%대 폭등세를 나타나면서 숏 커버링이 주가 급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실제로 에코프로 대차거래 잔고가 줄어들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공매도를 위해서는 미리 대차거래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차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에코프로 주가가 급등했던 6월30일과 7월3일에는 6월29일부터 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 체결주수보다 상환주수가 많았는데 상환주수는 30일(24만8978주), 3일(14만1919주)로 6월 평균(8만7072주)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전날 주가 급등을 이끈 투자주체가 외국인투자자란 점도 지적되고 있다.
전날 외국인투자자가 3212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급등세를 이끌었다. 기관투자자도 151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힘을 더했다.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아 그동안 개인 매수세가 주가를 이끌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주가 강세에 따른 숏 커버링 기대감이 이어질 경우 주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차 동반 강세는 전날 폭등에 따른 숏커버 물량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내 2차전지주들에게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에코프로 주가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른 만큼 주가 과열에 대한 경계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6월29일 기준 에코프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금액은 1조1995억 원으로 2위인 자회사 에코프로비엠(1조745억 원)과 함께 코스닥시장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