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기존 가전제품군에서 벗어난 신가전을 잇달아 내놓으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늘어난 신가전을 앞세워 가전사업부의 성장동력을 높이고 렌털사업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6월7일부터 12일까지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 행사에 참여해 LG전자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 LG전자 >
2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색가전 제품군을 지속해서 늘리며 가전사업 성장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우러 신발관리 솔루션 'LG스타일러 슈케이스'에 이어 최근 여행가방에 디스플레이와 스피커가 붙어 있는 야외형 스크린 ‘LG스탠바이미GO’, 캐리어 형태의 스피커 ‘LG엑스붐’ 등 이색가전을 지속해서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런 이색가전 제품은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를 비롯한 기존 가전제품과 구분해 ‘신가전’으로 불리는데 기존 가전제품과 달리 각 가정에 널리 보급돼 있지 않아 성장 전망이 밝다는 시각이 많다.
LG전자 역시 1분기 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냉장고와 세탁기 등 기본 백색가전 제품의 경우 시장 성장률이 낮으나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비롯한 신가전의 경우 고객 생활양식의 변화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신가전의 높은 성장잠재력에 주목해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가전사업부(H&A)는 매출에서 신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가전사업부 가운데 신가전 매출 비중은 2022년 말 기준 20%를 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가전 매출 비중은 2018년 14%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추세로 파악된다.
신가전 매출의 해외 비중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신가전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2020년 40%에서 2022년에는 5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늘어나는 신가전 제품군은 LG전자의 렌털사업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출시한 신가전 제품을 빌려주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7월 수제 맥주제조기 ‘LG홈브루’를 출시하고 넉 달 뒤 렌털서비스를 개시했다. 식물재배가전 ‘LG틔운’은 2021년 10월 출시 한 달 만에 렌털서비스를 시작했다.
LG전자의 렌털서비스는 정기적 제품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수제 맥주제조기와 식물재배가전은 위생관리가 중요한 만큼 렌탈 수요도 많은 분야로 꼽힌다.
아울러 렌털서비스는 신가전의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상대적으로 고가의 신가전 구매가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매력적 대안이 될 수 있다.
▲ LG전자의 식물재배용 가전제품 LG틔움. < LG전자 >
LG전자는 신가전 제품군 확대에 힘입어 누적 렌털 계정 수(제품 대수)도 2019년 말 204만에서 2020년 말 270만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2021년부터 누적 계정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렌털업계에서는 2022년 말에 LG전자의 렌털 누적 계정수가 300만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의 렌털사업 매출(운용리스 수익)도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렌털사업 매출은 2016년 1131억 원에서 매년 늘어 2022년에는 7340억 원에 이르렀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36.58%에 이른다.
같은 기간 LG전자 전체 가전사업부 매출은 연평균 9.61% 성장했다. 렌털사업은 가전사업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3%선에 머물지만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LG전자가 신가전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조주완 사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제품에 새로운 고객경험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 사장은 2022년 6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 행사에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산업 간 경계를 넘어선 디자인을 선보여야 한다”며 “F.U.N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을 통해 LG전자만의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자”고 말했다.
LG전자 온라인 공식 매체 라이브LG는 신가전 제품과 관련해 “고객은 이제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며 “제품이 주는 경험뿐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와 만나는 전 과정에서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F.U.N.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F.U.N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신가전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렌털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이권 LG전자 H&A사업본부 상무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뒤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LG전자만 보유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타사 진입이 어려운 차별적 렌털 품목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