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전기버스 시장 진출을 앞두게 됐다.
다만 최근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공세가 거센 만큼 곽 회장이 에디슨모터스의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사진)이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눈앞에 둬 전기버스 시장으로 발을 넓히게 됐다. < KG모빌리티> |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가 에디슨모터스 인수로 자동차 라인업을 버스까지 확대해 사업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G모빌리티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에디슨모터스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8일 본입찰 마감 당시 응찰자가 없어 우선협상자인 KG모빌리티가 최종 인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까지 창원지방법원에서 최종 인수자로 확정됐다는 문서를 받지는 못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그 특성상 응찰자가 추가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앞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KG모빌리티에게 우선권이 있다.
스토킹호스 방식이란 우선협상자를 먼저 선정한 뒤 본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본입찰에서 더 좋은 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우선협상자가 최종 인수자가 된다.
회생법원이 최종인수자 선정을 마치면 본계약을 체결하고 회생계획안이 인가를 받으면 인수가 마무리된다.
곽 회장으로서는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하면서 KG모빌리티 라인업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이어 상용차인 전기버스까지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전기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곽 회장이 에디슨모터스 인수 뒤 정상화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 회장은 국내 친환경버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 진출에서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KG모빌리티에서 버스 등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지 않지만 과거 서울 시내 버스의 약 70%를 생산했던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이뿐 아니라 KG모빌리티는 올해 3월 베트남 푸타그룹 산하 킴롱모터스와 CKD(반조립제품)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푸타그룹의 핵심 사업은 여객운수로 베트남 현지에서 5천~6천 대 규모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전동화 전환에 따라 KG모빌리티가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중국 상용차업체들의 저가 물량에 밀려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약 4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2년 전인 2020년 20%선에서 2배가량 뛴 것이다.
에디슨모터스가 2021년 당시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 인수전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전기버스 선두주자로 꼽혔지만 쌍용차 인수 실패 뒤 유동성 부족 등으로 판매가 크게 후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중국 전기버스에 대한 정부 보조금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가격 경쟁력에서 만만치 않는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장착한 중국 전기버스 보조금은 2022년과 비교해 3천만~4천만 원가량 축소됐다.
하지만 중국 전기버스 가격은 2억 원 초반인 반면 국내 전기버스 출고가는 대당 3억 원 중반 수준이라 보조금이 깎이더라도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전기버스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등과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데 에디슨모터스 경영이 정상화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베트남 등 동남아 진출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