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3-06-27 17: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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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영규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부문 대표이사가 갑자기 사임하면서 콘텐츠사업 사령탑이 당분간 비어있게 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김제현 경영부문 대표이사가 단독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면서 김영규 전 대표의 빈자리를 메꿀 만한 인물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스튜디오드래곤은 김제현 경영부문 대표이사가 단독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면서 김영규 전 대표의 빈자리를 메꿀 만한 인물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제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 <스튜디오드래곤>
27일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영규 전 대표의 공백으로 인한 지장은 있을 것이다”며 “다만 김제현 대표도 CJENM에서 콘텐츠쪽 일을 맡아 잘 운영해온 경험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김제현 단독대표 체제로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김영규 전 대표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규 전 대표가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차지했던 비중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의 갑작스런 공백은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7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전날보다 6% 가까이 급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김영규 전 대표는 CJENM 전신인 CJ미디어 시절부터 CJ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영규 전 대표는 CJENM에서 드라마제작팀 PD로 활동했다.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 ‘감자별’, ‘인현왕후의 남자’ 등을 제작했고, ‘왓쳐’, ‘더 킹:영원의 군주’, ‘한 번 다녀왔습니다’ 등의 책임프로듀서(CP)로도 활동했다.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해 300억 원의 판매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책임프로듀서로도 유명하다.
2020년 스튜디오드래곤 공동대표에 오른 이후에도 김영규 전 대표는 남다른 선구안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이 여러 흥행작들을 제작하는데 한 몫 했다.
김영규 전 대표가 취임한 이후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해 흥행한 드라마로는 ‘스위트홈’, ‘갯마을 차차차’, ‘유미의 세포들’, ‘스물다섯 스물하나’, ‘더글로리’, ‘방과 후 전쟁활동’ 등이 있다.
김영규 전 대표의 작품 보는 눈은 스튜디오드래곤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매출 6979억 원, 영업이익 652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 74.3%, 영업이익은 19.3%가 증가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리던 스튜디오드래곤이었기 때문에 김영규 전 대표의 공백에 따른 타격을 줄이기 위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김제현 단독대표 체제로 간다고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콘텐츠부문 대표가 해야 할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규 전 대표 사임과 관련해 상황이 급작스럽게 돌아가다보니까 후임 대표를 찾을 만한 시간이 부족해 일단은 단독대표 체제로 간다는 얘기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대표 사임이나 후임 대표 선임은 업계에 먼저 소문이 도는 경우가 많은데 김영규 전 대표 사임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며 “후임 대표로 누가 올지에 대해서도 아직 소문이랄 것 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스튜디오드래곤을 맡았던 대표들을 보면 외부영입보다는 내부승진을 통해 대표로 선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도 급하게 후임 대표를 선임하기 보다는 김영규 전 대표의 빈 자리를 메꿀 만한 인물을 내부에서 찾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스튜디오드래곤에게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갑작스런 대표 사임으로 어수선한 스튜디오드래곤이지만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라인업에는 기대작들이 많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제보에 의한 감사 결과 드라마제작과정에서 스튜디오드래곤 소속 PD가 비위를 저지른 사실이 발견됐다”며 “김영규 전 대표가 콘텐츠부문 대표인 만큼 본인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