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시장 전반에 온기가 돌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건설사들의 하반기 분양에 ‘청신호’가 켜졌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시장 전반에 온기가 돌고 있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청약부터 공공분양, 민간분양 경쟁률이 확연히 높아지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접수를 마친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청약(줍줍) 2가구에 93만 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당첨되면 최소 6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사후 무순위청약으로 풀린 전용면적 59㎡ 1가구에는 무려 청약자 82만9804명이 접수하며 청약홈 기준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0년 서울 은평구 DMC파인시티자이 1가구 무순위청약 신청자 29만8천여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흑석자이는 계약취소주택으로 서울 거주자만 청약이 가능했던 전용면적 84㎡ 1가구에도 10만4924명이 신청했다.
입지에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 등 서울 분양아파트 무순위청약에서도 대량 미달이 발생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건설사들도 하반기에는 분양 정상화를 통해 올해 주택공급 목표 달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이문1구역 재개발단지인 래미안 라그란데 사전홍보관을 세우고 분양설명회를 진행하며 힘을 싣고 있다.
래미안 라그란데는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257-42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7층 높이 아파트 39개 동, 3069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92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주택분양 3622가구를 목표로 잡고 있는데 상반기에는 일반분양이 없었다.
하반기에 래미안 라그란데부터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래미안 원페를라), 신반포15구역 재건축(래미안 원펜타스), 강남구 도곡삼호 재건축(래미안 레벤투스),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잠실래미안아이파크) 단지 등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3년 1만8천 가구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고 6월까지 6955가구를 공급했다.
▲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아파트 무순위청약 2가구에 93만 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사진은 흑석리버파크자이 단지 모습. <네이버거리뷰> |
GS건설은 상반기 상대적으로 분양시장에 활발히 나섰지만 올해 주택공급 계획물량 약 1만9천 가구 가운데 약 7천 가구를 분양해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온도차는 있지만 그래도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은 (분양)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들어 서울뿐 아니라 경기 성남, 평택, 대전 등에서도 아파트 ‘줍줍’ 물량에 많은 수요자가 몰리면서 청약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21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이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은 계약취소주택 4가구 무순위청약에 2266명이 접수했다.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나와 자격요건이 있는 물량인데도 최고 경쟁률은 833대 1을 보였다.
6월 초 평택시 동삭동 평택지제역자이도 4가구 무순위청약에 5만7434명이 접수하면서 평균 경쟁률이 1만4358대 1로 집계됐다. 13일 대전에서도 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가 무순위청약 2가구 모집에 1만3789명이 몰렸다.
부동산시장조사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무순위청약 1922가구에는 19만282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00.3대 1을 기록했다.
2022년 하반기 아파트 무순위청약 평균 경쟁률(15.5대 1)의 6배를 웃도는 수준이고 2022년 상반기(45.9대 1)와 비교해도 경쟁률이 2배 넘게 높아졌다.
‘줍줍’이 아닌 일반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감지된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퍼스비엘 단지는 23일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초기 계약률이 98.5%에 이르러 완판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일반공급 586가구 가운데 577가구가 계약을 완료하고 9가구만 남았다.
인덕원 퍼스비엘은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한 단지다.
▲ 경기 성남시 이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 단지 모습. <네이버거리뷰> |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최고 10억7900만 원으로 발코니 확장 등 유상옵션을 고려하면 실제 가격은 11억 원을 넘는다.
이에 일각에서 고분양가 논란도 있었지만 분양이 흥행했다.
6월 광주에서도 역대 최고 분양가 아파트 상무센트럴자이가 1순위청약에서 704세대 공급에 7893명이 몰려 경쟁률 11.21대 1로 청약에 성공했다. 상무센트럴자이는 3.3㎡당 분양가가 약 3천만 원, 전용면적 84㎡ 분양가(옵션 포함 추정)는 10억 원대에 이른다.
지난주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군(수방사) 부지 일반공급 물량 사전청약 경쟁률도 역대 공공분양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수방사 부지 사전청약에는 일반공급 75가구에 5만1천 명이 접수해 경쟁률 645대 1을 보였다. 전체 255가구로 봐도 7만2천 명이 몰렸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와 금리인하 등 대외적 조건에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으로 수요자들의 구매심리도 되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분양가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청약 열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3.2로 5월보다 5.5포인트 올랐다.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105.9를 보였는데 5월보다 11포인트 증가하면서 13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돌파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