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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홀딩스 신동주 사전질의서 살펴보니, 롯데그룹 아픈 곳만 콕 집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6-27 15: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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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입장에서 아프다고 느낄 만한 지점만을 골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부진이나 각 계열사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사고를 모두 신동빈 회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주장을 계속하는 배경에는 일본 롯데 경영 복귀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 신동주 사전질의서 살펴보니, 롯데그룹 아픈 곳만 콕 집어
▲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사진)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픈 지점만을 비판하는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일본 롯데그룹 경영 복귀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동주 회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동안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신임을 받지 못하고 롯데그룹 밖으로 나도는 이유가 신동주 회장 본인의 준법경영 위반 사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된 뒤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잇달아 '경영 부적격'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신동주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내는 발언에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7일 신동주 회장이 28일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보낸 사전질의서를 보면 최근 수 년 동안 롯데그룹 경영 과정에서 나온 부정적 일들을 나열하면서 이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입장과 책임을 묻는 것이 주된 내용을 이룬다.

사전질의서는 신동주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에 26일 올라왔다.

신동주 회장이 롯데홀딩스에 사전질의서를 보낸 이유는 그가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최대주주다.

신동주 회장은 이 질의서에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의 책임과 관련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직접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신하도록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전질의서 내용은 크게 7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 범위, 롯데그룹 계열사 시가총액 감소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책임, 한국 롯데그룹의 우발채무 및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책임 등에 대해 이사회에 입장을 묻는 내용들이다.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 업종 성장 전략, 신동빈 회장의 과다 겸직 및 고액 보수 논란, 일본 롯데그룹 경영 방침, 컴플라이언스(법규 등에 대한 준수)와 기업 윤리 등에 대한 질문도 사전질의서에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롯데그룹이 부진한 모습을 예로 들며 그 최고책임자인 신동빈 회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모양새가 강하다.

신동주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재계 순위가 기존 5위에서 6위로 떨어진 것을 거론하며 “롯데그룹이 이른바 5대 재벌에서 탈락했다”며 “주력 업종의 침체에 효과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신성장 사업에서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큰 원인은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을 장악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자로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국 롯데그룹의 주력업종에 대한 성장전략을 거론하면서도 롯데그룹이 고전하고 있는 부분만 콕 집어 비판했다.

신동주 회장은 우선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을 놓고 이커머스를 예로 들며 “롯데온은 출범 이후 3년이 지났지만 2022년에도 15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수익화에 실패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 사업을 이대로 계속할 것인지, 계속한다면 몇 년 후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지, 나아가 지금까지 결과에 대해 신동빈 회장의 책임이 어떤지를 묻는다”고 요구했다.

롯데쇼핑이 추진한 여러 인수합병 사례 가운데서도 현재 부진한 롯데하이마트와 한샘만을 거론하며 롯데홀딩스가 신동빈 회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하이마트와 한샘 등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진행한 인수합병의 대부분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채 오히려 고액의 영업권 상각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도 염려되는 부분이다”라며 “졸속으로 인수합병을 강행한 데다 인수 후 예정했던 시너지를 내기는커녕 사업 악화로 그룹 전체의 실적을 끌어내리는 전형적 인수합병의 실패가 아닐 수 없다”고 바라봤다.

화학사업을 놓고는 롯데케미칼의 성적을 다른 대기업과 비교하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케미칼이 2022년 매출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적자로 돌아선 이유는 효과적 방법을 신속하게 쓰지 못한 탓이 크다”며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로, 한화솔루션이 태양광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놓은 덕분에 흑자를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이 2조7천억 원에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것을 놓고도 속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하며 다른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한 지적도 이어갔다.

국내 롯데리아 매장에서 고객에게 제공한 콜라에서 바퀴벌레가 발견돼 영업정지 5일의 처분을 받았던 일, 롯데홈쇼핑이 채널 재승인 로비로 6개월 동안 새벽방송을 중단하게 된 일, 롯데홈쇼핑이 과대광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던 일, 일본 롯데아라이리조트가 니가타노동국으로부터 불법적 장시간 노동으로 시정권고를 받았던 일 등을 일일이 나열했다.

그는 “이는 롯데그룹의 기업 윤리와 관련한 문제로서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어떻게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해달라”고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신동주 사전질의서 살펴보니, 롯데그룹 아픈 곳만 콕 집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실상 롯데그룹이 민감하게 여길 만한 사안만을 골라 의사결정의 최고 책임자인 신동빈 회장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기 적절치 않은 인사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신동주 회장의 이런 행보는 신동빈 회장에게 일본 롯데의 경영권만이라도 이양해 달라는 일종의 시위 성격이 강한 것으로 읽힌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까지 모두 8차례나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 복귀를 시도했지만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진 바람에 현재 광윤사 대표이사 사장 역할만 맡고 있다.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경영에서는 철저하게 배제돼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의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지 롯데홀딩스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 롯데홀딩스 주요주주인 종업원지주회는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뜻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 한 매체와 단독인터뷰에서 “원래부터 나는 일본 롯데, 동생(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를 맡길 바랬던 총괄회장(신격호 창업주)의 뜻에 특별한 불만이 없다”며 “아버지의 뜻에 따라 (나는) 일본 롯데를 경영하는 것을 원하고 한국은 동생이 맡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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