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현재 속도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1월19일 프랑스 항구도시 덩케르크에 위치한 한 공장 굴뚝에서 매연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2050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실질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온실가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기후부문에 500조 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수치도 제시됐다.
2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기후중립연구소(ECNO)는 2050년에 넷제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연간 3600억 유로(약 513조1548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럽기후중립연구소는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러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온실가스를 줄여나가다 보면 2030년의 중간 목표, 2050년 최종 목표인 넷제로 달성 여부가 모두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과 비교해 55% 줄이자는 넷제로 중간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기후중립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2021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30% 정도밖에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중립연구소는 2030년에 중간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1억3200만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의 온실가스를 지금보다 더 줄여나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약 332개의 가스 발전소가 한 해에 내뿜는 온실가스량에 달한다.
유럽에서 투자를 늘려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을 전환하면 온실가스 감축 속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 화석연료 공급이 흔들리자 유럽연합 차원에서 화석연료 보조금을 대규모로 늘린 사실이 지적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2020년에 462억 유로(약 65조6600억 원) 정도였던 화석연료 보조금이 2021년과 2022년에 수직 상승했다”며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부문 투자가 개별 소비자들의 식생활 등 생활 양식을 개선해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체육 개발에 투자를 늘려 육류 소비를 줄이는 등 방식을 활용한다면 특히 가계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기후중립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가계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 평균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연구소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연 평균 1.2%는 너무 느린 속도”라며 “현재의 2배 이상 속도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