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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피더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맞대결 피한다, 반도체 경쟁력 한계 절감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6-26 11: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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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피더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맞대결 피한다, 반도체 경쟁력 한계 절감
▲ 코이케 아츠요시 라피더스 사장(왼쪽)이 2019년 1월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IBM과 협력계획을 을 발표하는 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라피더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출자해 설립한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라피더스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2나노 미세공정으로 TSMC나 삼성전자와 맞대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라피더스가 미국 IBM과 협력해 2나노 반도체 공정 상용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위 경쟁사에 맞대응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실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 및 TSMC와 차별화된 사업모델 구축을 우선적 목표로 두고 있다.

코이케 아츠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EE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고객사에 가능한 빠르게 미세공정 반도체를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체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싱글 웨이퍼’ 방식의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제시하며 약 100명의 연구인력이 과감한 기술적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업체는 일반적으로 여러 장의 웨이퍼(반도체 원판)을 동시에 처리하고 생산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는 파운드리 생산 단가와 시간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다.

반면 웨이퍼를 한 장씩 처리하는 싱글 웨이퍼 방식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소량의 반도체를 빠르게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피더스의 이러한 사업 방식은 결국 파운드리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목적이다.

TSMC나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기업의 파운드리를 활용하려는 고객들은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생산하기 어렵다. 이미 다른 고객사들의 주문 물량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TSMC가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한 뒤 애플이 올해 생산되는 물량 대부분을 선점하면서 다수의 고객사가 해당 공정을 활용하는 시기를 잇따라 늦추는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는 2나노 미세공정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따라서 라피더스의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은 수요 측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는 결국 라피더스가 2나노 반도체 기술을 상용화한 뒤에도 TSMC나 삼성전자 등 상위 기업에 맞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라피더스가 이런 방식으로 대형 고객사 반도체를 수주하기에는 단가 경쟁력과 양산 속도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던 라피더스가 최근 이러한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이유는 2나노 미세공정 개발 과정에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피더스가 2나노 반도체 공급을 목표로 두고 있는 시점은 2027년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2025년, 인텔은 2024년부터 해당 공정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신생 기업인 라피더스가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며 기술 노하우를 쌓아 온 상위 기업과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라피더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맞대결 피한다, 반도체 경쟁력 한계 절감
▲ 미국 IBM의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웨이퍼 이미지. < IBM >
2나노 반도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IBM이 라피더스와 공정 개발에 협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단가 경쟁력과 수율 등 실제 파운드리 사업에 중요한 장점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라피더스가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해 TSMC와 삼성전자, 인텔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세계 시장이 한국과 미국, 일본과 대만 등 국가의 자존심을 건 ‘4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현 상황을 고려하면 라피더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로서는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는 막강한 신규 경쟁사의 등장에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코이케 사장은 라피더스에 제공되는 일본 정부의 자금 지원도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라피더스는 출범 당시 소니와 토요타, 덴소 등 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비용이 대부분 일본 정부 도움으로 이뤄진다.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라피더스가 사실상 자체 사업으로 매출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의 자금 지원 규모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코이케 사장은 라피더스의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위해 투자되어야 하는 비용이 모두 370억 달러(약 48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부 재원만으로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수준이다.

그는 “일본의 시스템반도체 공정 기술은 현재 10~15년 정도 뒤처져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와 같은 기업에 직접적으로 경쟁할 계획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다만 코이케 사장은 일본이 반도체 장비와 소재 등 분야에서 강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이 참여한다면 목표를 이뤄내는 데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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