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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가격인하 압박에 라면 업계 고심, 농심-신동원 오뚜기-함영준 결단하나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06-19 16: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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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추경호</a> 가격인하 압박에 라면 업계 고심, 농심-<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808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원</a> 오뚜기-<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23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함영준</a> 결단하나
▲ 라면업계가 라면값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농심과 오뚜기 모두 ‘오너 기업’이기 때문에 신동원 농심 회장이나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이 결단을 내린다면 의외로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동원 농심 회장(왼쪽)과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라면업계가 정부의 라면값 인하 압박에 고심하며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고물가에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서면서 라면업계도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실제 라면값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9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라면업계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밀 가격’만을 놓고 라면값 인하 검토를 요청한 데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라면을 만들 때는 밀보다 ‘밀가루 가격’이 중요한데 밀 가격이 밀가루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6~9개월이 걸리고 밀가루 가격은 아직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아직도 오르고 있다.

하지만 경제부총리가 직접 라면값 인하를 사실상 요구하는 발언을 내놓은 만큼 라면업계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라면업계는 당장은 눈치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가격 인상의 경우 보통 업계 1위가 총대를 메고 나머지 기업들이 따라가는 일이 흔하지만 가격 인하는 얘기가 다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이슈라면 욕을 먹더라도 총대를 메고 나선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이번처럼 가격 인하가 얘기되는 상황에서는 누가 먼저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며 “당연한 얘기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라면값을 내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 가격을 내리면 수익성 후퇴는 감수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가격을 내리는 일은 올릴 때보다 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유통업계에서 올렸던 가격을 내리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다. 라면 가격을 내린 것도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다만 농심과 오뚜기 모두 ‘오너 기업’이기 때문에 신동원 농심 회장이나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이 결단을 내린다면 의외로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의 요구대로 라면값 인하가 이뤄진다면 신 회장과 함 회장 가운데 누가 먼저 결단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결국에는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이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인 오뚜기가 라면값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농심은 전체 매출 가운데 80% 정도를 라면이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갓뚜기’라는 이미지 때문에라도 함 회장이 먼저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면 다른 기업들보다 먼저 나서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나쁠 것이 없다고 바라봤다.

13년 만에 정부를 통해 라면값 인하에 대한 압박이 들어오고 있는 이유는 고물가시대에 라면이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제품이기때문이다. 더욱이 라면업계는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기도 하다.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1291억 원, 영업이익 1122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매출은 17.5%, 영업이익은 5.7%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8604억 원, 영업이익 63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 16.9%, 영업이익은 86.0% 급증했다. 

오뚜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1833억 원, 영업이익 1857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매출 16.2%, 영업이익 11.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8568억 원, 영업이익 65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 15.4%, 영업이익은 10.8% 증가했다.

라면업계가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간 데는 18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추 부총리는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라면 가격이 크게 오른 것과 관련해 “밀 가격이 현재 1년 전보다 50%, 지난해 말보다도 20% 가량 내렸다”며 “(라면업계에서) 다시 적정하게 가격을 내려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라면업계에 가격 인하를 강하게 압박한 셈이다.

농심과 오뚜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라면값 인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가격 인하 계획은 없지만 국민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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