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사우디아라비의 네옴시티 관련 인프라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대우건설은 해외에서 대규모 항만·터널 공사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실적을 앞세울 것으로 보이는데 백 사장은 국내 양대 건설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부터 넘어서야 한다.
▲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대규모 항만과 터널 공사 실적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관련 인프라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
15일 해외건설업계와 중동건설매체 MEED 등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인프라사업 관련 공사 1건의 입찰에 참여했고 또 다른 1건에도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옴시티는 2017년 10월24일 발표된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차원의 역점 프로젝트다. 총 5천억 달러(약 643조 원) 규모인데 이 가운데 2023년 4월까지 267억 달러의 공사가 발주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네옴시티는 170km 도시 ‘더라인’, 해상에 떠있는 물류단지 ‘옥사곤’,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가 예정된 ‘트로제나’, 2024년 완공 목표인 리조트 신달라섬 등으로 구성된다.
대우건설은 우선 지난 5월24일 두바(Duba) 항구 2단계 확장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두바항은 옥사곤과 네옴시티 개발에 중요한 물류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 항구 2단계 확장공사는 5억 달러 규모 알려졌으며 부두, 선박 정박지 및 행 해양경비대 시설 안벽 등이 포함됐다. 앞서 1단계 공사(8억 달러)는 네덜란드 보스칼리스(Boskalis)와 벨기에(BESIX)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백 사장은 대우건설이 이라크 알포(Al faw) 항만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시공실적을 내세워 두바 항구 2단계 확장공사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알포 방파제 공사(총 연장 15.5㎞, 8700억 원)를 2020년 9월 준공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이라크 정부의 전폭적 신뢰를 받고 있고 올해 후속공사 수주도 노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Aramco)에서 발주한 리야드 정유공장, 라스타누라 복합석유화학단지 탱크팜 등의 석유화학 플랜트 시공 실적도 갖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신뢰를 얻을 만한 기술력과 공사 실적을 대우건설이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 건설사 가운데 네옴시티 관련 수주실적은 아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 가지고 있다. 두 건설사는 2022년 6월 더라인 터널공사를 수주를 통해 각각 6천억 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백 사장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국내 건설사에 대우건설의 이름을 올리려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 사장은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1976년 설립된 사우디아라비아 종합건설사인 ‘알파나르’와 포괄적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일&가스 프로젝트 공동발굴 및 참여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네옴시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은 아니지만 현지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에서도 국내 건설사의 네옴시티 관련 공사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022년 11월 수주지원단장을 맡아 2023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두바항 2단계 확장공사를 놓고 현대건설과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해외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건설도 이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건설도 네옴시티 인프라 공사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Jubail) 산업항, 쿠웨이트 부비안 항만 등 굵직한 항만공사 실적이 있는 만큼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두바항 2단계 확장공사뿐 아니라 스파인 A프로젝트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파인 프로젝트는 170km 길이에 이르는 더라인의 양 끝단을 지하에서 운송수단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터널공사다.
프로젝트A와 B로 나눠지는데 A는 10억 달러 규모로 파악된다. B의 사업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백 사장이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하지만 승리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 사장은 2022년 8월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 참여해 “회사 차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