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의 주요 미세공정 파운드리 생산 가동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사용되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5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가동률이 1분기와 비교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해당 공정을 활용해 위탁생산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12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현재 TSMC의 5나노 미세공정 가동률은 70~80%까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1분기 평균 가동률이 50% 안팎에 그쳤으나 단기간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반등한 셈이다.
7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생산라인 가동률도 같은 기간 30~40% 정도에서 50%로 회복했다.
엔비디아에서 TSMC의 5나노와 7나노 공정을 각각 활용해 생산하는 ‘H100’과 ‘A100’ 등 인공지능 반도체의 GPU 위탁생산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다.
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 1분기 전체 매출에서 5나노와 7나노 미세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50% 수준으로 집계됐다.
자연히 두 공정의 가동률 상승은 큰 폭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TSMC는 올해 초부터 글로벌 IT시장 둔화와 소비 침체,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재고 조정에 영향을 받아 미세공정 파운드리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IT업황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연간 실적도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왔다.
그러나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전 세계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를 주도하면서 엔비디아의 GPU 기반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 엔비디아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모듈 'A100' 이미지. |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TSMC가 온전히 수혜를 누리게 된 셈이다.
경제일보는 TSMC가 지난해 말 도입한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도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TSMC 3나노 공정은 대부분 애플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에 쓰이는 ‘A17 바이오닉’ 프로세서 또는 신형 맥북과 아이맥용 ‘M3’ 프로세서 위탁생산에 할당될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 아이폰과 맥북 등 주요 제품 생산에 속도를 내면서 TSMC의 빠른 실적 회복에 기여할 공산이 크다.
경제일보는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두고 생산 능력이 고객사 수요를 따라잡지 못 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근거로 가동률이 최대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했다.
더구나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3나노 2세대(N3E) 공정도 TSMC의 매출에 기여하게 된다.
TSMC는 5월 매출이 약 1765억 대만달러(약 7조4천억 원)로 4월과 비교해 20%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매출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뚜렷한 실적 회복 흐름을 타고 있는 셈이다.
경제일보는 “TSMC의 미세공정 기술은 ‘황금알을 낳는 닭’과 같다”며 “3분기 매출은 2분기를 5~10% 가량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도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