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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부진 탓에 지난해 '이름값 인상' 효과 못 봤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6-01 14: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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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지주가 브랜드 사용료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실제로 받은 ‘이름값’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의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부진 탓에 지난해 '이름값 인상' 효과 못 봤다
▲ 롯데지주가 브랜드 사용료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이름값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의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지난해 총 47개 계열사로부터 받은 브랜드 사용료는 814억6800만 원이다.

2021년에는 모두 44개 계열사에서 브랜드 사용료로 961억2800만 원을 받았는데 1년 만에 ‘이름값’으로 받는 금액이 146억6천만 원 줄었다.

롯데지주가 2021년 말 각 계열사에서 받는 브랜드 사용료율을 일괄 인상하면서 이름값으로 버는 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롯데지주는 2017년 출범 이후 각 계열사로부터 ‘롯데’라는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왔다. 브랜드 사용료는 각 계열사가 내는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 브랜드 사용료율을 곱해 산정한다.

롯데지주는 애초 브랜드 사용료율을 0.15%로 정해왔지만 회사 출범 4년 만인 2021년 말에 이를 0.20%로 높였다. 

당시 브랜드 사용료율 인상에 따라 롯데지주가 받을 이름값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2021년 12월16일 이사회를 열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롯데지주에 내야 할 브랜드 사용료로 1182억 원으로 추정해 공시했다. 이는 연간 394억 원씩 내는 셈이었는데 2021년에 롯데지주에 냈던 브랜드 사용료 249억 원과 비교하면 연간 58.2%씩 많은 금액을 내야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롯데그룹 계열사 일부가 지난해 부진한 성과를 낸 탓에 롯데지주의 브랜드 사용료율 인상 효과는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롯데지주에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한 금액은 14억4900만 원이다. 2021년과 비교해 234억 원가량 줄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브랜드 사용료 급감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16조2966억 원, 영업손실 6081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8.6% 늘었으나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차감한 금액의 0.2%를 브랜드 사용료로 줘야 한다는 점만 보면 롯데케미칼의 매출이 늘었으니 실제로 롯데지주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각 계열사와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맺을 때 수익성과 관련한 조항도 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록 매출이 늘었더라도 수익성이 악화한 경우 이를 고려해 브랜드 사용료를 최소화해 받는 장치를 마련해뒀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롯데지주에게 준 브랜드 사용료를 2021년보다 20분의 1 수준으로 감액해 줄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계약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호텔롯데도 롯데지주에게 브랜드 사용료를 얼마 주지 못했다.

호텔롯데가 2022년 롯데지주에게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는 모두 4억7800만 원이다. 2021년 55억5800만 원과 비교할 때 8.6% 수준에 불과하다.

호텔롯데 역시 롯데케미칼과 같은 이유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크게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5조5759억 원을 내 2021년보다 매출이 33.4%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512억 원을 내며 적자 상태를 지속한 탓에 브랜드 사용료를 감면받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히려 롯데지주에게 브랜드 사용료로 8천만 원을 돌려받았다.

롯데지주는 “2021년 회계연도 종료 이후 브랜드 사용료 재산정에 따른 환급액을 포함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가 가전업황 악화에 따라 롯데그룹 인수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한 것도 브랜드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브랜드 사용료를 적게 지급한 회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쇼핑은 2022년 롯데지주에 브랜드 사용료로 189억6700만 원을 줬다. 2021년보다 지급액이 46억9100만 원 늘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와 할인점사업부(롯데마트)의 선전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이 2022년 별도기준으로 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8144억 원, 3376억 원으로 2021년보다 각각 4.8%, 292.1% 늘었다.

롯데건설도 지난해 브랜드 사용료를 2021년보다 40억2200만 원 많이 지급했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렌탈, 롯데정밀화학 등도 사용료를 각각 23억6100만 원, 16억8600만 원, 25억3800만 원 더 많이 지급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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