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연구진은 기후소송이 화석연료 기업의 주가를 낮춰 해당기업들에 재무 부담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 Getty Images >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소송이 화석연료 기업의 주가를 낮춰 해당기업들에 재무적 위험으로 작용한다는 영국 연구진의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연구진이 새로운 기후소송이 제기됐거나 대상 기업이 패소했다는 소식이 주식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 증시에 상장된 98개 기업을 대상으로 2005~2021년 사이 벌어진 108건의 기후 관련 소송과 그 영향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기후소송이 제기되거나 법원 판결이 나오면 해당 기업의 기대가치 즉 주가가 평균 0.41%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기업 및 유틸리티·소재기업 등 탄소 배출과 관련이 큰 기업들의 기대가치는 새로운 기후소송이 제기됐을 때 0.57%, 패소 판결 등 기업에 불리한 판결이 나왔을 때 1.5% 줄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일명 ‘탄소 다배출’ 기업들은 자신들이 발생시킨 탄소에 따른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결론내렸다.
2015년 페루의 한 농부가 독일의 대표적 에너지기업인 RWE를 상대로 이 기업이 페루의 기후변화를 초래했다는 이유를 들어 기후소송을 제기했을 때 RWE의 주가는 6% 하락했다. 2017년 항소심 때는 RWE의 주가가 다시 1.3% 떨어졌다.
영국 셸도 2019년 네덜란드 환경단체 '밀리우데펜시'로부터 기후소송을 당한 뒤 2021년 불리한 판결이 나왔을 때 주가가 3.8% 하락했다. 당시 법원은 셸이 2030년 말까지 2019년보다 탄소 배출량을 45% 줄이도록 명령했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미사토 사토 박사는 “이 연구는 시장이 기후소송에 관심 있다는 첫 증거”라며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메이저 기업들은 이제 친환경 전환 등 물리적 위험 외에도 소송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기후소송이 직접적으로 재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영국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연간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기후 관련 재무공개 보고서에 “법률 및 규정, 사회적 태도의 변화는 기후소송에서 패할 가능성을 높이고 법적 책임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기업인 리실리언스의 앤드류 코번 CEO는 “소송을 통해 비싼 보상금과 평판 손상에 따른 단기적 가치 평가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며 “기후소송이 발생하면 피해액이 기업 수익의 5%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사토 박사는 “기후소송이 기업들의 기후 행동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주가 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향후 기업의 행동에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