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보기 드문 형제 전문경영인으로서 SK디스커버리 산하 계열사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기업에서 형제 경영인은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오너경영인이다. 그런데 전문경영인인 형제가 나란히 같은 그룹에서 CEO를 맡는 경우는 흔치 않다.
안재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그 사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안재현 사장은 1966년 2월,
안재용 사장은 1967년 11월 태어난 친형제다. 둘 다 똑같이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이들을 묶는 가장 큰 교집합은 SK디스커버리 산하의 계열사를 책임지는 CEO라는 점이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을 계열사로 두고 있고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최대주주다.
안재현 사장은 대우그룹에서 일하다 2002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뒤 SK디앤디, SK가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SK디스커버리 등 여러 회사를 거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2019년부터 SK에코플랜트 대표를 지내며 기존 건설업에서 폐기물처리, 청정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으로 진출을 이끌었다. 회사 이름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꾸고 환경사업 관련 기업들을 대거 인수했다. 친환경사업에 2023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의 체질을 바꾼
안재현 사장은 2022년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로 선임돼 ESG경영을 선도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1년 만인 올해 SK케미칼 대표이사로 이동해 친환경 소재사업 육성에 힘쓰는 중이다. 3월 중국 소재기업 슈에로부터 화학적 재활용 원료사업 관련 자산을 인수하는 한편 국내 화장품 용기업체 연우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용기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바이오사업과 관련해서도
안재현 사장의 역할이 존재한다.
안재현 사장은 SK케미칼에서 분사한 혈액제제기업 SK플라즈마 사장과 백신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보건부 장관과 만나 SK플라즈마의 인도네시아 혈액제제 공장 설립계획을 확정지었다.
안재현 사장의 동생인
안재용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책임지고 있다. 1998년부터 SK케미칼, SK건설, SK가스 등에서 전략과 경영지원 등을 담당했다. 2016년 다시 SK케미칼로 돌아와 백신사업을 맡고 다양한 백신의 상업화에 성과를 냈다. 이 공로를 바탕으로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할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표에 올랐다.
안재용 사장체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2021년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역대 최대 증거금을 끌어들였고 작년에는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수혜가 끝나면서 실적이 위축되고 있지만
안재용 사장은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2조5천억 원을 투자해 백신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에 관한 위탁개발생산(CDMO)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수합병 전문가인
안재현 사장이 SK바이오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런 투자방안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안재현 사장과
안재용 사장은 SK디스커버리 수장인
최창원 부회장과도 인연이 있다.
최 부회장은 두 형제 경영인과 같은 여의도고등학교 출신이다. 특히
안재현 사장과는 학창시절부터 친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용 사장과도 백신사업 관련해 국내외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공통점이 많은 형제지만
안재현 사장과
안재용 사장의 성격은 정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인
안재현 사장은 호탕한 반면 동생
안재용 사장은 차분하다는 말이 나온다.
SK그룹에서는 형제경영인의 다른 사례도 찾을 수 있다.
박정호 SK스퀘어·SK하이닉스 부회장이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의 친형이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