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번 광주 방문을 통해 최근 민주당에 냉담해진 호남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당 쇄신 과제를 안고 있어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하는 게 절실하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광주를 찾아 호남지역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힘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호남민심회복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가 확대간부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모습. <연합뉴스>
17일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에 위치한 민족민주열사 묘지를 참배한다. 당 지도부와 함께 5.18민중항쟁 민주평화 대행진과 5·18 전야제도 참석한다.
이 대표는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싣는 개헌을 주장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을 비판하며 호남 민심 결집에 나섰다. 민주당이 광주 5·18 정신을 계승한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광주 5·18 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공약을 지킬 때가 됐다”며 “5·18 민주화 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내년 총선에 맞춰서 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이 협조해주길 부탁드리고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정부여당의 5·18 민주화 운동에 관한 관심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5·18 폄훼발언을 한 인사들을 엄정하게 조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기반인 호남지역 지지율이 하락하며 고민에 빠졌다.
리얼미터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광주·전라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는 56.7%로 전주대비 10.6%포인트나 내려갔다. 16일 발표된 KBS광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56.3%로 3월 조사보다 5.1%포인트 낮아졌다.
송영길 전 대표와 관련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보유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호남에서도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우선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보유 논란이 당내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부터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12일 김 의원에 대한 감찰을, 이날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를 지시했다.
정치권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코인논란을 이 대표 책임론으로 이어가자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가 칼을 빼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내홍이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민주당원은 김남국 의원 출당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청원은 1만3천여 명에 근접한 동의를 얻었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호남지역 선거 전략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민주당의 공천 룰도 호남 민심과는 어긋난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중앙위원회를 열어 2024년 총선에 적용될 공천 룰을 확정했는데 이 대표가 언급했던 ‘동일지역 3선 출마 제한’이 빠졌다. 또 청년 후보자는 공천심사 적합도 조사에서 2위 후보자보다 10% 포인트 앞서면 단수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음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당 원외 인사들은 이번 공천 룰을 ‘기득권 지키기’라 비판하고 있다. 정치 신인인 청년 후보자가 현역 의원을 상대로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3선 이상 다선 의원들도 현재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호남 지역의 여론은 현역 의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 여론과 당의 행보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KBS광주가 10일과 11일 광주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년 총선에 ‘현 지역구 국회의원이 한 번 더 당선’되는 것과 ‘다른 인물 당선’ 가운데 어느 것을 선호하는지 물은 결과 ‘다른 인물 당선’이라는 응답이 59.7%였다. 현역의원이 한 번 더 당선되는 것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23%에 그쳤다.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보유 논란 대응과 관련한 불만과 맞물려 호남지역을 겨냥한 신당창당 움직임이 나오는 것도 이 대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창당에 관여했던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호남 신당창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손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김남국 의원, 우리 같이 살려냅시다!’라는 영상에서 “비례정당이든 뭐든지 간에 어떤 당을 만들어 반드시 김 의원을 다시 국회로 보내겠다”며 “광주나 호남에서는 충분히 저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