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의 올해 3나노 파운드리 반도체 물량을 애플이 거의 다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 파운드리 생산공정.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올해 대만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사실상 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15프로 전용 프로세서 제조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시장에서 확실한 검증을 받지 못한 TSMC의 신기술을 애플이 적극 홍보하는 역할을 맡게 돼 TSMC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우위를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디지타임스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TSMC가 생산 가능한 3나노 파운드리 반도체 물량의 90%를 예약해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타임스는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TSMC가 하반기에 중요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TSMC가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은 기존의 4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최대 15%, 전력효율은 35%까지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9월 전후 출시되는 아이폰15프로 및 아이폰15프로맥스 모델에 탑재하는 ‘A17바이오닉’ 프로세서에 3나노 공정이 처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히 아이폰15프로 시리즈의 구동 및 그래픽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이 전작인 아이폰14프로 시리즈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IT전문지 맥루머는 이를 근거로 아이폰15프로의 성능 개선폭이 2020년 이후 출시된 아이폰 사상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은 아직 시장에서 확실한 검증을 받지 않은 기술이라 일각에서 고객사 확보에 다소 어려움을 안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받았다.
3나노 공정 특성상 미세공정 기술 상용화 난이도가 높아 수율 등 측면에서 약점이 있고 TSMC의 해당 기술 도입 시기도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비교해 6개월 정도 뒤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TSMC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3나노 물량 대부분을 선점하면서 확실한 신뢰를 보여준 만큼 다른 고객사들도 어느 정도 확신을 두고 TSMC의 최신 미세공정을 활용할 공산이 크다.
TSMC는 올해 하반기부터 3나노 2세대(N3E) 공정을 도입하며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3나노 공정에서도 TSMC가 파운드리시장에 확실한 우위를 증명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는 3나노 미세공정 기술로 TSMC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에 다소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3나노 공정이 초기 단계라 고객사들에 확실한 경쟁력을 증명할 계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TSMC와 삼성전자의 올해 파운드리 실적이 더 큰 격차를 보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TSMC는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웨이퍼(반도체 원판) 1장당 2만 달러 안팎으로 상당히 높게 책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이 이러한 비용을 지불하고 아이폰용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맡기게 된다면 올해 하반기TSMC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 상당한 수준으로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아직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대형 고객사 파운드리 물량이 불확실한 상태라 반도체 업황 둔화의 악영향을 직격타로 받게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애플은 향후 출시하는 맥북과 아이패드용 M3 프로세서에도 TSMC의 3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퀄컴 등 고객사도 해당 공정을 활용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TSMC와 비슷한 시기에 3나노 2세대 공정을 도입하며 고객사 파운드리 수주에 속도를 내 추격을 시도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