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05-12 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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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기업고객과 협력을 강화하며 2025년 첫 출시될 중형급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의 성공적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제너럴모터스(GM)가 이미 전기 상용차 PBV를 출시해 기아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2030년 PBV 시장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다양한 기업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출시 시점부터 높은 상품성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2030년 PBV 시장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고객 사진은 송호성 기아 사장.
12일 기아에 따르면 송 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와 맺은 '카헤일링(차량호출) 전용 PBV 및 연계 플랫폼 서비스 개발' 협력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기업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이동 솔루션을 개발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고객과 협업을 통해 카헤일링 시장의 전동화 및 맞춤화 트렌드를 주도해 이를 바탕으로 2030년 글로벌 PBV 1위 브랜드로 자리잡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헤일링 전용 PBV 개발을 위한 특화사양 관련 요구사항을 제안하고 기아는 2025년 출시되는 중형급(미드) 전용 PBV 모델에 이를 반영해 최적화된 차량을 개발해 2025년부터 공급한다.
PBV는 기존 운전자 중심의 자동차 개념을 넘어 사용 목적에 초점을 둔 간결한 구조의 이동 수단을 말한다. 차체를 움직이는 하부와 사람 또는 사물을 위한 상부로 나뉘어 상부 설계에 따라 다양하게 용도를 바꿀 수 있어 유통차량뿐 아니라 카페, 식당, 병원, 숙박, 레저 등의 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기아는 최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국내 첫 전기차전용 공장이자 첫 PBV 공장을 착공했다.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1조 원을 투입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양산 시점에 10만 대에서 추후 최대 15만 대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다만 PBV 분야에서 선도업체로 평가받는 GM은 이미 PBV 양산을 시작했다.
GM의 전기 경상용차 자회사 브라이트드롭은 최근 캐나다 잉거솔에 위치한 GM 캐미(CAMI) 공장에서 전기 경상용차 제보(Zevo) 600의 초도물량 500대를 출하했다. 브라이트드롭은 2025년까지 제보 600 생산량을 연간 5만 대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GM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와 물류업체 페덱스, 글로벌 렌터카업체 헤르츠 등을 포함한 30여 개 고객사로부터 제보 600 및 제보 400 수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2025년 기준 GM의 목표치와 비교하면 2배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지만 양산 시점은 2년 이상 늦다.
그런 만큼 기아가 PBV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양산 시점까지 다양한 기업 고객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PBV 시장은 기업고객별 맞춤형으로 설계 및 생산되는 상용차 시장으로 분류된다.
▲ GM의 전기 경상용차 자회사 브라이트드롭이 만든 제보 600.
이에 기아는 PBV 디자인 및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1차로 기업고객 참여를 통해 요구 사항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해 상품을 개발한 뒤에 다시 2차로 기업고객 참여를 거쳐 상품을 개선해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PBV 특화 개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송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아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기아는 고객 중심의 경영 체계를 바탕으로 PBV에 특화된 전용 사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개발 단계부터 적극적 고객 참여가 이뤄지게 함으로써 차량 판매를 넘어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외 30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미드 PBV 파트너스 데이'를 열어 개발 단계의 중형급 PBV를 공개하고 각 고객마다 필요한 요구사항을 확인하는 1차 고객참여 과정을 거쳤다.
기아는 전용 PBV 본격 양산에 앞서 기존 차량을 활용한 파생형 PBV 모델로 기업 고객과 협력해 PBV 관련 콘셉트 검증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10월 CJ프레시웨이와 함께 콜드체인 식자재 유통에 최적화된 친환경 목적기반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연계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CJ프레시웨이의 배송차량 친환경 전환을 위한 봉고III EV 냉동탑차 30여대를 먼저 공급하고 2025년부터는 CJ프레이시웨이의 콜드체인 식자재 유통 사업에 최적화된 PBV를 개발해 공급한다.
봉고III EV는 기아가 PBV 방향성을 담아 개인과 소상공인, 대형 업체의 수요를 반영해 지난해 7월 출시한 파생형 PBV 모델이다. CJ프레시웨이가 봉고III EV 냉동탑차의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 요건을 제안하면 기아는 전용 PBV 모델 개발에 반영한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CJ대한통운에 봉고III EV를 공급하고 2025년까지 사업에 최적화된 전용 PBV를 개발해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에는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과 업무협약을 맺고 물류·유통 시장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PBV 연계 실증사업을 수행하기로 했다.
기아는 중형급 PBV를 먼저 생산한 뒤 이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형) PBV와 라지(대형) PBV로 라인업을 확대해 2030년 글로벌 PBV 1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이크로 PBV는 소량의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의 무인 자율주행 배송에 사용된다. 라지 PBV는 일반물류,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송 사장은 보도자료에서 화성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놓고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의 큰 축"이라며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파생형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