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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K금융 프롤로그⑥] 한투운용 사장 배재규 "베트남 질적 성장 가장 주목해야"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5-1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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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들이 민관협력을 통해 동남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아세안시장 개척이 리오프닝과 맞물려 투자금융 글로벌 스탠다드 확보를 목표로 다시 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지원 사격에 나서 이목을 끈다. 아세안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와 함께 수교 50주년을 맞는 인도네시아, ‘포스트 중국’ 베트남,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금융시장 성장 발판을 구축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3개국에서의 국내 금융업계 활약상을 생생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프롤로그 글 싣는 순서
① 진정한 금융강국이 되는 지름길, 아세안에 있다
② 은행 증권 보험 빅테크도 예외 없다, 아세안 돈줄 장악 특명
③ 김주현도 이복현도 영업맨, K금융 길 당국도 함께 닦는다
④ [인터뷰]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대표 브랜드 육성에 정부도 나서야”
⑤ [인터뷰] '동남아고' 고영경 “K금융의 아세안 공략, 디지털금융으로 직진하라”
⑥ [인터뷰]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베트남 질적성장 가장 주목해야”

 
[다시뛰는 K금융 프롤로그⑥] 한투운용 사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342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배재규</a> "베트남 질적 성장 가장 주목해야"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아세안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비즈니스포스트]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들어 ‘아세안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직접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 소개 3부작 유튜브 동영상에 출연한 것으로 모자라 오프라인으로 ‘한투 베트남 투자세미나’를 열고 투자자들에게 베트남시장의 성장성을 알렸다.

지난해 말에는 현지 자산운용사 인수를 확정하고 현재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직 금융사 대표가 바라보는 아세안 금융시장의 잠재력은 어떨까.

비즈니스포스트가 5월 초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 본사에서 배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 사장은 아세안 10개국 중에서도 특히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바라봤다. 기본적으로 국민성이 한국과 비슷해 빠른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배 사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욕망이 굉장히 강할뿐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모습이 우리와 너무 닮았다”며 “베트남을 나날이 다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최근 10년 동안 매년 평균 6% 이상 성장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뒤인 2020년과 2021년 경제성장률이 잠시 3%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지난해 다시 8%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나날이 심화하는 점도 베트남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배 사장은 “미중 갈등 이후 중국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애플이 생산시설 일부를 베트남으로 옮겼고 구글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기업도 옮겨 가고 중국기업도 일부 관세혜택을 위해 베트남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을 직접 찾아 변화의 속도를 체감한 경험도 공유했다.

배 사장은 “10여 년 전 베트남에 ETF(상장지수펀드)를 처음으로 상장한다고 초청받아 간 적 있는데 그때 베트남시장은 공무원 중심으로 돌아갔다”며 “하지만 지난해 말 베트남에서 자본시장 민관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양적·질적으로 굉장히 성장해 있었다”고 평가했다.

배 사장이 최근 베트남만큼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아세안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배 사장은 지난해 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인도네시아 출장을 다녀온 뒤 현지시장 확대라는 특명을 받은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의 현지 자산운용 자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현재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 사장은 “자본을 더 투입하는 방법,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 역량 좋은 현지 인재를 다수 뽑아 승부를 보는 방법 등 인도네시아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여러 전략이 있을 텐데 아직까진 딱 이거다 싶은 게 잘 안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분명 답은 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지속해서 최적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니켈 등 다양하고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자원부국이다. 게다가 아세안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사실상 맏형 역할을 하는 나라로 아세안 공략을 위한 필수 요충지로 꼽힌다.

배 사장은 아세안 금융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면서도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공략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지 금융사는 물론 글로벌 금융사의 아세안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인도네시아처럼 이슬람교가 중심인 국가에서는 종교적 특수성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 금융은 이슬람법인 샤리아에 따라 이자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따라 우리에게 익숙한 금리 등 일반적 금융기법을 쓰는 금융사가 진출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배 사장은 아세안과 함께 눈여겨봐야 할 세계시장으로는 인도를 꼽았다.

배 사장은 “골드만삭스는 2050년 인도가 세계 3위 강대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인도는 아세안 이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로 진출 시기 등을 지속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1961년생인 배 사장은 보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한국종합금융에서 금융업계 경력을 시작했다.

SK증권을 거쳐 2000년부터 삼성자산운용에서 일하며 인덱스운용본부장, 패시브본부장, 패시브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을 역임했다. 2002년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상장하고 시장 확대를 이끌어 ‘국내 ETF의 아버지’로 불린다.

지난해 2월 삼성자산운용을 떠나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배 사장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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