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이 창업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을 맞았다. 프랜차이즈업계가 포화상태에 도달하자 새로운 탈출구를 찾으려는 시도다.
특히 교촌치킨은 미국시장에 진출해 한 차례 쓴맛을 본 적이 있는데 전문경영인의 힘을 빌어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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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주영 교촌치킨 신임 사장 |
교촌에프앤비는 신임사장에 표주영 전 호텔신라 사업기획본부장을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표 신임사장은 그룹경영지원본부장도 겸한다.
표 신임사장은 삼성물산 기획실장과 호텔신라 사업기획본부장 등을 지내 마케팅과 사업기획, 기업 리스크 관리 등의 업무를 맡아 왔다.
표 신임사장은 취임사에서 “전문화된 경영시스템으로 국내외 사업의 내실있는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교촌그룹이 지닌 창의적 경쟁력을 살려 남들보다 앞선 혁신적인 고객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교촌치킨이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체제로 바뀐 것은 창업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교촌치킨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은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업계는 해외시장에 진출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그러다보니 전문경영능력이 더욱 필요해진 것이다. 따라서 지난 20여 년 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장을 이끌던 창업주들이 전문경영인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경영일선에서 속속 물러나고 있다.
최근 ‘김가네’는 박정환 전 롯데푸드 경영기획부문장을 총괄사장으로 영입했다. ‘굽네치킨’도 올해 김주형 전 CGV 대표를 상임경영고문으로 임명해 실질경영을 맡겼다. 김 고문은 CJ제일제당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교촌치킨은 표 신임사장 임명을 계기로 해외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을 세웠다. 표 신임사장은 삼성물산과 호텔신라의기획관련 부서에서 일하는 동안 해외사업을 추진해 본 경험이 많다.
권원강 교촌치킨 회장은 지난 해를 해외사업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올해 초 ‘글로벌 탑티어(Top Tier, 일류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를 위해 매년 3~5개 이상의 국가에 새롭게 진출해 10년 안에 세계 35개국에서 1만 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교촌치킨은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 등 모두 7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법인은 해마다 40억 원에서 60억 원가량의 순손실을 내며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출점 속도도 느려 7년 동안 14개 매장을 내는 데 그쳤다.
업계는 교촌치킨이 미국시장에서 실패한 원인으로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메뉴 현지화 실패를 꼽는다. 따라서 권 회장이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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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원강 교촌치킨 회장 |
권 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을 타고 치킨 소비가 늘어나자 해외진출을 더욱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점한 교촌치킨 상해 즈텅루점은 올해 3월 지난해 개점 초기 대비 430%나 매출이 올랐다. 특히 개점 초기 중국인과 한국인 고객의 비율이 비슷했으나 최근에는 중국인 고객이 90%까지 늘어났다.
교촌치킨은 이런 성공에 힘을 받아 중국 전체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극변하다보니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문 CEO들이 경영 시스템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도 한 단계 더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