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이 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정문에서 정부의 산업은행 이전공공기관 지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이 정부에서 산업은행을 일방적으로 이전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31일 동안 산업은행 직원들이 부산 이전의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국토교통부는 이를 듣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전공공기관 지정을 추진했던 모든 이들은 권한남용과 불법·탈법으로 법 앞에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3일 산업은행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부산 이전공공기관으로 결정했다고 고시했다.
국토교통부는 금융 관련 기관이 집적화되어 있는 부산으로 산업은행을 이전함으로써 유기적 연계와 협업 및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부산에 금융중심지로서 집적효과가 필요하다면 금융당국부터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 직원들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서에 명시된 노사협의를 요구했지만 윤석열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산업은행을 이전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일부 국책금융기관과 해양·파생금융기관들이 있다고 해서 부산에 금융 집적효과가 있다고 주장할거라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먼저 부산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산업은행을 무리하게 부산으로 옮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금융위원회가 야당을 제외하고 여당 의원들만 대상으로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면담을 계획하고 있다”며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도 “산업은행 이전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국발 은행 파산 위기 대응에 총력을 다해야 할 시점에 대선 공약이었다는 이유로 총선에서 부산경남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이유로 산업은행을 이전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우형찬 서울특별시의회 부의장,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유희준 한국은행 노조위원장,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