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이 '아픈 손가락' 기계사업에서 추진해온 구조조정의 효과로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다.
2분기부터는 주력 자동차부품사업에서 전기차 부품사업도 진행하는 만큼 올해는 수익성 강화와 성장성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가능성이 나온다.
▲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임기 첫해 세웠던 수익성 강화와 친환경 부품사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올해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 4월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전기차용 냉각수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부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코나EV와 기아 EV9에 현대위아의 냉각수 모듈이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위아는 그동안 자동차부품사업에서 엔진이나 변속기, 소형엔진 등 내연기관차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왔는데 이제 전기차 부품으로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납품을 시작한 냉각수 모듈은 2021년 1월 개발된 친환경차 전용 열관리시스템이다. 국내 처음으로 냉각수 분배 및 공급을 통합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애초 현대위아는 2023년부터 해당 냉각수 모듈을 양산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용으로 공급하기로 했는데 4월부터 실제 납품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냉각수 모듈은 현대위아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핵심부품인 열관리시스템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부품회사로 전환하는데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위아는 2025년까지 냉각수 모듈에 실내 공조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통합열관리시스템(ITMS)'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정 사장으로서는 대표에 취임했을 당시 내걸었던 목표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2020년 12월 현대차그룹 임원인사에서 발탁돼 2021년부터 현대위아 대표직을 맡고 있다. 취임 당시 정 사장은 "통합열관리시스템과 전동화를 기반으로 미래 자동차 부품시장을 이끄는 부품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정 사장은 핵심 과제였던 기계사업 정상화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위아는 1분기 기계사업에서 영업이익 48억 원을 거뒀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128.6%나 늘었다. 기계사업에서 올해 연간 영업흑자를 내기까지 기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쾌조의 출발을 보인 셈이다.
기계사업은 오랫 동안 현대위아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이를 의식해 정 사장도 2021년 임기 첫해 열린 주총에서부터 “모든 사업을 객관적 시각으로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과감하게 바꿔나가려 한다”며 “원가와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전 부문의 경쟁력을 원점에서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위아는 기계사업에서 2016년 영업이익 50억 원을 낸 이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적자 규모만 2552억 원으로 지난해 현대위아의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 2121억 원을 웃돈다.
물론 정 사장은 지난해 기계사업에서 영업손실을 8억 원까지 줄이며 올해 영업 흑자의 토대를 닦아두었다. 취임 뒤 기계사업에서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전반적 효율을 높여나갔는데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더구나 올해 기계사업 전망도 밝다. 시장에서는 현대위아가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게 되는 만큼 기계사업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위아는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공장 설비와 관련해 15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실제 공사가 진행되면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가 기계사업에서 수년간의 구조조정에 따라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1분기 신규수주 규모는 1년 전보다 1900억 원 증가한 약 3900억 원으로 하반기부터 단계적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