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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 시프트업 상장 도전, 소니 텐센트 든든한 '원군'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5-0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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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한국 게임업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유명한 인물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정말 흔치 않은, 일러스트레이터 출신 게임사 대표기 때문이다.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시리즈’, ‘마그나카르타’ 등 2000년대 초반의 국내 대형 롤플레잉 게임의 일러스트레이터를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고, 2010년대 들어서는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그 유명한 블레이드앤소울의 총괄 아트 디렉터를 맡았다.

이후 게임회사인 시프트업을 설립하고 데스티니차일드를 성공시켰다. 최근에는 ‘승리의여신:니케’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2연타로 대박을 터트렸다.

김 대표의 일러스트 자체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린다. 신체의 특정 부분을 유달리 강조하기도 하고 여성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는 굉장히 선정적인 것들이 많다.

실제로 이런 비판을 듣고 김형태 대표가 직접 트위터를 통해 “나는 인체 많이 틀리고 야한 거 많이 그려서 취향도 갈리곤 하는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중 한 명”이라며 “실컷 까여도 되고 싫어하셔도 물론 괜찮지만 즐겁게, 열심히 그려나갈테니 아쉬울 때가 있더라도 계속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적기도 했다.

그의 일러스트를 향한 평가가 뒤로 하고 김형태 대표가 우리나라 게임 일러스트, 나아가 게임계 전체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김형태 대표가 새로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을 하고 있다. 바로 시프트업의 상장이다.

원래 시프트업은 상장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는데, 최근에 니케까지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니까 이제 슬슬 때가 무르익었다고 보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회사 기업공개는 게임 하나의 ‘대박’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제조업과는 다르게 게임회사는 콘텐츠 기업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하나가 엄청나게 성공해서 기업공개를 했다가, 그 콘텐츠의 인기가 시들해졌는데 대체할만한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기업의 존립 자체가 단숨에 어려워질 수도 있는 곳이 바로 게임업계다.

그래서 게임업계에서는 유독 특정 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상장에 성공했다가 이후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많다. 베스파와 데브시스터즈가 대표적 예시다.

베스파는 2017년 출시된 ‘킹스레이드’가 흥행에 성공하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까지 받으면서 2018년 이 IP를 기반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킹스레이드의 뒤를 이을만한 흥행작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회사는 2020년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현재 코스닥에서 베스파 주식은 거래정지 상태에 놓여있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쿠키런이라는 단일 IP로 상장에 성공한 기업이다. 하지만 상장 이후 베스파와 마찬가지로 내놓는 신작마다 흥행에 실패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데브시스터즈는 베스파와 달리 2021년 1월 출시한 쿠키런킹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문제는 그 쿠키런킹덤의 흥행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데브시스터즈는 2021년에 좋은 실적을 냈던 것과 달리 2022년에는 다시 영업손실을 내고 말았다.

현재 데브시스터즈는 텐센트와 손을 잡고 쿠키런킹덤 중국 출시에 시도하면서 다시 한번 대박을 노리고 있다. 4월27일 종가 기준 데브시스터즈 주가는 5만5300원으로, 공모가 5만3천 원과 비슷한 수준에 형성돼 있다.

그렇다면 김형태 대표의 시프트업은, 이들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게 될까? 

시프트업의 설립 초반을 책임졌던 데스티니차일드는 무려 8년 전 게임이다. 사실상 현재는 매출에 커다란 기여는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셈이다.

니케가 흥행에 성공한 만큼 지금 시프트업의 매출은 대부분 니케가 책임지고 있다고 봐야할텐데, 이 말은 시프트업이 사실상 현재로서는 하나의 IP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시프트업 역시 원 게임 리스크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차기작의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차기작은, 바로 올해 출시 예정인 콘솔 액션 게임, 스텔라블레이드다.

스텔라블레이드는 매출 측면에서는 엄청난 이익을 거두기는 어려운 싱글플레이 콘솔 게임이다. 

예를 들어 스텔라블레이드가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200만 장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을 때, 그 200만 장을 모두 할인 없이 7만 원으로 팔았다고 가정하더라도 매출은 1400억 원 정도다.

니케가 두 달 만에 매출 2천억 원을 돌파했다는 걸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스텔라블레이드는 매력적 캐릭터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이다. 시프트업의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그리고 그 IP를 활용한 추가 콘텐츠의 측면에서 시프트업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텔라블레이드의 세계관이나 혹은 여주인공 캐릭터가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됐다고 가정하면 이 캐릭터나 세계관을 바탕으로 각종 미디어믹스, 혹은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스텔라블레이드의 성공 가능성은 어떨까? 

미래를 예단할 수 없지만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그리 어둡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임 이용자들의 기대는 일단 옆으로 잠시 제쳐두고서라도 글로벌 초대형 게임 기업, 소니와 텐센트가 이 게임에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니케의 글로벌 퍼블리셔이기도 한 텐센트는 니케 출시 이후인 2022년 12월에 시프트업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지분 투자 시점을 보면 니케의 성공 이후인데, 이는 텐센트가 니케의 성공을 보고 시프트업의 게임 개발 능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텐센트가 스텔라블레이드의 성공에도 꽤나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니는 2022년 9월, 글로벌 파트너십 부장의 트위터를 통해 스텔라블레이드가 소니의 세컨드파티 게임이라고 밝혔다. 

세컨드파티란 특정 플랫폼 회사의 관계회사나 산하 스튜디오(퍼스트파티)는 아니지만, 그 회사와 계약을 맺고 그 회사의 플랫폼에 독점으로 게임을 공급하는 회사를 말한다. 

다른 플랫폼에 게임을 팔지 못하기 때문에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시프트업처럼 아직 세계적 명성이 부족한 회사에게는 세컨드파티 계약이 훨씬 유리하다. 세컨드파티 계약을 맺으면 계약 상대방인 소니 차원에서 해당 회사의 게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세컨드파티 게임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플랫폼 회사가 콘텐츠 회사를 인수해서 퍼스트파티로 만들어버리는 일도 꽤나 빈번하게 발생한다. 시프트업의 기업 가치 상승에 굉장히 커다란 도움이 되는 계약이 바로 세컨드파티 계약이라는 뜻이다.

김형태 대표는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로서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과연 김형태 대표는 니케에 이어 스텔라블레이드까지 성공시켜 시프트업의 IPO를 흥행시키고 개인적 영광과 부도 한 번에 거머쥘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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