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비트코인 시세가 2024년 하반기 10만 달러(약 1억3천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시세가 미국 금융업계가 처한 위기를 딛고 내년 10만 달러(약 1억3천만 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보고 규제하려는 미국 금융당국의 움직임 등의 악재를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반감기가 끝나는 내년에는 10만 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최근 이어진 미국 금융권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미래를 고무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원화 기준 올해 초 2천만 원 초반대에서 현재 3천만 원 후반대로 올해 들어서만 2배 가까이 올랐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가상화폐 대출은행인 실버게이트캐피탈 청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뉴욕 시그니처뱅크의 파산 등이 있었다. 유럽 금융시장에서도 크레디트스위스가 유동성 위기 끝에 경쟁은행인 스위스연방은행(UBS)에 흡수되는 일을 겪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세는 이 기간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2700만 원대에서 움직이다 미국 은행 파산 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3600만 원대로 올라서는 등 오히려 상승세를 탔다.
미국 투자은행인 번스타인은 이를 두고 비트코인이 금과 상관관계가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수익률이 오히려 금보다 더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사실상 디지털로 만들어진 금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영국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릴 분석가는 최근 ‘비트코인 10만 달러 수준으로 가는 길’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가상화폐 겨울이 끝나 2024년 말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통적 은행업권이 겪고 있는 위기가 가상화폐시장에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까지 오르면 이전 최고가격보다 50% 넘게 상승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이전 최고가격은 6만4천 달러 수준에 그친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반감기를 꼽는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지금까지 비트코인은 모두 4번의 반감기를 거쳤다.
각각 2010년, 2012년, 2016년, 2020년에 시작됐는데 반감기가 끝날 무렵 비트코인 가격은 시작 시기와 비교해 각각 6만3720%, 9420%, 2930%, 680% 가량 올랐다.
반감기가 약 4년 동안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반감기 끝에서 최고점에 오르는 시점은 약 2024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가상화폐업계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과 관련해 장밋빛 전망만을 봐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시장인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규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2022년부터 가상화폐 보유에 관한 규제의 필요성과 제한 관련 법안을 적극 내놓고 있다. 미국 민주당도 지난해 7월 ‘책임 있는 금융혁신법안’을 내놓으며 그 안에 가상화폐 관한 규제 내용을 넣었다.
2020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의 발행사 리플랩스와 소송도 주요한 변수로 여겨진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가상화폐시장 시가총액 6위인 리플을 증권으로 보고 있고 리플랩스는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소송에서 이겨 가상화폐시장 시총 6위의 리플을 증권으로 볼 수 있게 되면 미국 금융당국이 증권에 부여하는 수많은 규제가 리플에도 적용될 수 있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리플랩스의 소송 판결이 이르면 올해 6월 나올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판결 결과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은 급격하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비트코인 가격 10만 달러 도달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