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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 살 길] 전기로 강한 현대제철, `하이큐브`로 넷제로 길 닦는다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3-05-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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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 살 길] 전기로 강한 현대제철, `하이큐브`로 넷제로 길 닦는다
▲ 현대제철이 탄소중립으로 향하기 위한 중간단계로 전기로 신기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 ESG보고서>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제철이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중단 단계로 첨단 전기로 생산 구축을 통한 연구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강산업에서 탄소중립 문제는 앞으로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1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2022년 실적이 후퇴한 가운데서 연구개발 투자에 2456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 보다 400억 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제철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7조3406억 원, 영업이익 1조6165억 원을 거두면서 2021년보다 매출은 0.42%, 영업이익은 33.95% 줄었음에도 연구개발에 더 힘을 준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적 저탄소제품 전기로 생산기술인 '하이큐브' 체제를 갖추기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연구인력 충원 등 하이큐브 기술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연구개발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신개념 전기로 생산기술 하이큐브를 앞세워 단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다가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현대제철은 2025년까지 기존 전기로와 고로(용광로)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단기 공정개선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하이큐브 기술을 적용한다. 그 뒤 현재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과 친환경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전기로로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제철은 하이큐브 기술을 활용한 생산을 이르면 2025년부터 시작해 2030년부터 이를 통해 저탄소 고급 강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전기로가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것과 달리 하이큐브 생산체제에서는 고철뿐 아니라 천연가스 등을 활용한 직접환원철(DRI)과 저탄소 용선(쇳물)을 함께 사용해 탄소발생을 최소화한다. 하이큐브 생산체제로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중립이 살 길] 전기로 강한 현대제철, `하이큐브`로 넷제로 길 닦는다
▲ 현대제철 하이아크 기술 이미지. <현대제철>
하이큐브 생산체제는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철근 같은 저부가제품을 생산하는 기존 전기로와 달리 자동차강판 등 고급판재류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업체 가운데 고로와 전기로를 동시에 가동하는 유일한 곳이어서 전기로 관련 기술 노하우가 강한데 이를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에너지 절감을 위한 활동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2021년부터 에너지 사용량 및 에너지원 단위를 세심하게 관리해 해마다 400억 원 정도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열풍로 연소 자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해 철강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열풍의 효율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연간 23억 원의 부생가스 비용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감축도 꾀하고 있다.

추후 수소환원제철 생산체제로 전환할 때 함께 사용하는 전기로에 필요한 전기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철강업계에 탄소중립은 앞으로 생존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다.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은 4월26일 공개된 탄소중립 로드맵 영상에서 “글로벌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와 연계해 자국 산업보호 및 경쟁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며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해 현대제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국경세라는 강력한 무역장벽이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철강과 시멘트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올해 10월부터 탄소배출과 관련해 보고 의무를 부여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시범기간을 운영한다.

유럽연합이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하면서 국내에서 고로 조업을 하는 현대제철로서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유럽연합은 2025년까지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정해진 조건을 지키지 못하는 업체는 유럽연합 탄소배출권 시세 수준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인증서를 구입해야만 한다. 자국보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에서 생산, 수입되는 제품에 사실상 관세를 물리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유럽연합에 철강 수출규모는 43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탄소국경제도 6개 규제 품목 대상 수출품 가운데 철강이 가장 크다. 미국 역시 GSSA(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협정)를 추진하고 있어 신속한 탄소중립 생산체계 구축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장은파 기자
 
전 세계가 탄소장벽을 확대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빌미로 선진국들은 관세로, 공시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저탄소 기술과 넓은 대지를 기반으로 저탄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뛰는 한국이 탄소중립에 머뭇거린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기후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발굴해 그들의 도전과제와 핵심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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