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1분기 호실적에도 수익성 개선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수협은행은 그동안 저축성 예금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비싸게 돈을 수급해 왔는데 강 행장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고 조달비용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강신숙 수협은행장이 4월21일 서울 수협은행 본사에서 열린 '제2차 경영전략보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Sh수협은행 > |
27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강 행장은 최근 열린 ‘제2차 경영전략회의’에서 나쁘지 않은 수협은행의 1분기 실적에도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 행장은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1분기 최선을 다한 직원들에 감사를 전한다”며 “수협은행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저비용성 예금과 핵심예금, 비이자이익 증대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비용성 예금은 낮은 금리의 예금을 뜻한다. 은행이 적은 돈(이자)을 내주고 유치한 예금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핵심예금은 요구불 예금으로 대표되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을 말한다.
저비용성 예금과 핵심예금 모두 은행이 낮은 비용으로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라 수익성 강화를 위한 자금조달 구조의 핵심으로 꼽힌다. 강 행장은 결국 ‘사업자금을 싸게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셈이다.
수협은행은 그동안 시중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내고 자금을 마련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협은행의 전체 예수금에서 저축성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평균잔액 기준 83.06%를 보였다. KB국민은행 57.13%, 신한은행 62.30%, 하나은행 67.51%, 우리은행 74.48%, NH농협은행 67.45%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저축성 예금은 일반 예적금 상품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고금리를 지불해야 하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여겨진다.
수협은행이 그동안 다른 은행과 비교해 많은 웃돈을 주고 자금을 조달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강 행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이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말 취임한 뒤 은행장 직속의 ‘미래혁신추진실’을 새로 만들고 그 아래 ‘조달구조 개선단’을 뒀다.
그는 올해 초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조달구조 개선으로 고금리 예수금 조달에 의존하던 관행을 탈피하겠다”며 “이를 위해 미래혁신실과 조달구조개선단을 신설한다”고 말했다.
수협은행이 주거래 기업을 늘리려는 것도 조달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강 행장은 취임부터 주거래 기업을 늘려 저비용성 예수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실제로 수협은행은 올해 1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주거래은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협은행은 당시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관리하는 무대공연사용료와 방송사용료, 웹캐스팅사용료 등 음악저작권 관련 다양한 금융서비스 전반을 도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저비용성 자금을 가장 많이 유치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시금고다"며 "시금고처럼 수협은행의 주 거래기업이 늘면 해당 기업 직원들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수협은행은 27일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전용 파킹통장을 내놨다. < Sh수협은행 > |
이밖에 디지털 전환과 함께 은행권의 최근 흐름에 맞춰 내놓은 파킹통장도 자금조달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킹통장은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으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요구불 예금 상품이다.
수협은행은 전날 잔액에 따라 매일 연 3%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전용 파킹통장인 ‘Sh매일받는통장’을 내놨다.
잔액에 따라 매일 이자를 받는 파킹통장은 토스뱅크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을 중심으로 고객의 요구불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수협은행도 본격적으로 이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수협은행은 1분기에 세전 순이익 907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보다 7.8% 늘었다. 총자산도 62조63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조 원 가량 늘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을 야기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적과 외형이 성장하는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