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기자 eesoar@businesspost.co.kr2023-04-23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프로야구 정규 시즌 개막과 맞물려 해태 '홈런볼' 시즌도 시작됐다.
1982년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출범 후 홈런볼은 '야구 과자'로 불릴 정도로 야구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다.
▲ KBO 리그 정규 시즌이 열리며 해태 '홈런볼' 매출 시즌도 시작됐다.
2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KBO 리그가 한창인 현재 전국 야구장 주요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4개 브랜드 편의점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는 '홈런볼'이다.
홈런볼은 부드러운 슈 속에 달콤한 초콜릿이 들어 있는 프리미엄 슈 과자다.
1981년 출시된 홈런볼은 KBO 리그 기간 줄곧 야구장 편의점 과자 매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절대강자다. 응원 선수에게 홈런볼을 선물하며 보여준 홈런 팬들의 '기대'와 실제 선수들의 홈런으로 이어진 우연 아닌 '우연'이 홈런볼 매출 신화를 만들어온 것이다.
대표 '야구 과자' 홈런볼 인기는 전국 야구장 입점 편의점 매출에서 잘 나타난다. 홈런볼은 GS25 등 주요 4개 브랜드 편의점 10위권 과자 순위를 휩쓸고 있다.
편의점 양강인 GS25와 CU 관계자는 "일반 점포에서도 베스트 10위 안에 꼭 들어갈 정도로 인기 스낵"이라며 "야구장 점포 과자류 중엔 홈런볼이 가장 잘 나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도 "야구장 입점 점포에서 홈런볼 판매는 압도적"이라며 "이달 초 구장 내 점포 과자 인기 순위에서 홈런볼이 일등"이라고 전했다.
이마트24 관계자 역시 "4월 개막전 때 잘 나간 상품 전체 순위에서도 홈런볼은 상위였다"며 "올해뿐만 아니고 해마다 홈런볼은 가장 잘 팔린다"고 했다.
전국 야구장 내 편의점에서 간혹 맥주 간식으로 좋은 '오징어 땅콩' 정도가 10위권 내 든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사실상 홈런볼을 견제할 만한 상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홈런볼은 과거 해태 타이거즈와 경쟁 관계이던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 부산 사직야구장 내 편의점에서만 빠져 있는 정도다.
이같은 야구장 홈런볼 인기 요인은 뭘까. 물론 투수에게는 인기가 없다. 경기 전 홈런을 응원하는 팬이 응원 선수에게 홈런볼을 선물로 보낸다든지 하는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홈런볼이 갖는 상징성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이승엽 두산베어스 감독이 선수 시절 홈런볼 광고 모델로 나서기도 했고 홈런볼 포장 디자인 등에서도 이런 상징성은 잘 나타난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야구장 점포 경우엔 매대 비치되는 과자 품목 자체가 다양하지 않은 데다 잘 팔리는 과자 위주로 발주하는 것도 홈런볼의 장기집권 요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올해까지 41년 연속 야구장에서 가장 잘 팔려온 대표 '야구 과자'라는 점이 점포 발주나 매대 배치 등에서 우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잘 팔려왔으니까 더 잘 팔리는' 선순환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 이런 인기를 토대로 구축된 야구장 마케팅, 최적화한 영업망 등도 꼽을 수 있다.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야구를 보며 홈런볼 과자가 담겼던 플라스틱 통을 치킨 조각이나 간식 등을 담아놓거나 자잘한 쓰레기를 담는 간이 트레이(쟁반)로 사용하는 것이다.
통상 야구 직관족이 야구장을 찾는 여러 이유 가운데 먹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치맥(치킨+맥주)' 등을 즐긴다. 이로 인해 야구장 편의점 매장 매출 10위권에 카스 등 맥주, 생수 등이 올라 있다. 이 때 홈런볼 과자 통이 특별한 기능으로 쓰이는 것이다.
▲ 올해 '홈런볼'은 KBO 리그 41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다. 4~10월 KBO 리그 정규 시즌에만 한정 판매된다.
올해 KBO 리그 정규 시즌 홈런볼은 더 특별해졌다.
아예 9개 프로야구단 마스코트와 로고를 그린 포장으로 'KBO 스페셜 에디션 (4종)'을 선보인 것인데 한국 프로야구 출범 41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올해 4~10월 정규 시즌 동안에만 생산, 판매하는 한정판이다. 전국 할인점과 대형마트, 9개 구단 홈경기장 매점에서 판매한다.
다만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제외다. 국내 모두 10개 구단인데 롯데 자이언츠가 이번 스페셜 에디션도 '부담스럽다'며 빠졌고 사직구장 내 매점 판매도 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국 대표 디저트를 까만색 슈에 담은 '바나나 스플릿' 블랙 에디션도 선보였다. 이는 프리미엄 블랙 라벨 홈런볼이다. 과자는 딸기와 바나나를 합친 '딸바' 크림으로 채웠다. 크림 함량도 오리지널보다 10%가량 더 많다. 딸바 크림을 초코슈가 감싼 형태다.
사실 홈런볼 인기는 야구장에 국한하지만은 않는다. 홈런볼은 국민 과자로서 해태제과 연매출 1위의 효자 제품이기도 하다. 작년 국내 과자 매출만 봐도 홈런볼은 1위 농심 새우깡(약 576억 원), 오리온 초코파이(약 405억 원)에 이어 404억 원 가량으로 3위에 올라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홈런볼은 야구팬뿐 아니라 온 국민에게 사랑 받는 한국 유일의 슈 과자"라며 "연매출 1천억 원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