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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도시정비 사업장 곳곳 잡음에 긴장, 해외사업도 숨고르며 신중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04-21 16: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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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건설이 도시정비 사업장 곳곳에서 몸살을 겪고 있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처한 롯데건설을 맡아 성공적 자금조달과 분양사업 호조를 이끌면서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굵직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잡음이 계속되면서 국내 주택사업에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도시정비 사업장 곳곳 잡음에 긴장, 해외사업도 숨고르며 신중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택사업에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2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 대법원 상고 준비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미성·크로바 아파트 시공계약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2심 판결대로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면 조합원들의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상고심에서 시공사 선정 문제를 다시 다투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며 “다음주 조합 대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법무법인과 소송 위임계약을 진행하고 상고장 제출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은 24일 시공사 선정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비상대책위원회 측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다만 조합 내부에서도 비대위 측과 합의에 기대가 크지는 않은 분위기다. 비대위 측은 소송 취하조건으로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공식적 사과문을 비롯해 공사금액 등 여러 사업조건과 관련된 요구사항을 내놓고 있는데 협상이 쉽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건설은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미성·크로바 재건축사업장을 그대로 내줘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미성·크로바 재건축사업은 공사비도 4700억 원으로 규모가 큰 데다 이미 착공한 현장이다. 조합도 그렇지만 시공사인 롯데건설도 소송전으로 시공권 관련 미래 ‘리스크’뿐 아니라 실적 부분에서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현장 공정률은 10.3%다. 조합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공정률 70%를 목표로 지금도 공사를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미성·크로바 완성 공사액 484억 원은 모두 미청구 상태다.

미성·크로바 재건축단지는 올해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소송전으로 분양일정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장에서도 공사비 증액부분을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조합과 롯데건설 등 시공사업단은 추가 공사비 약 1조1400억 원을 두고 한국부동산원의 검증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에서 추가 공사비 가운데 분양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손실,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손실 등 부분의 금액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추가 공사비 가운데 9천억 원가량을 두고 다시 갈등의 소지가 불거졌다.

박 부회장은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마수걸이도 늦어지고 있다. 청량리8구역 재개발사업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는 도시정비 수주실적을 한 건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롯데건설과 나란히 도시정비부문에서 4조 원대 실적을 올렸던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2조 원을 넘어섰다. DL이앤씨도 1분기 4762억 원을 확보해둔 상태다.

박 부회장은 베트남 등 해외건설시장에서도 신중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베트남 동나이성 물류시설 건설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베트남 동나이성 물류시설 사업은 롯데건설이 사업발굴부터 기획, 금융조달, 시공과 운영관리 등 사업 전반을 진행하는 자체개발사업이다.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단순 시공사업보다 수익성이 높다. 다만 그만큼 사업 추진과정의 위험부담도 크다.

롯데건설은 베트남 북부철도 개선 2단계 사업도 현지 정부와 협의 진행이 느려지면서 잠정 보류했다. 

베트남 북부철도 개선 2단계 사업은 베트남 교통부와 함께 진행하는 민관협력(PPP) 인프라사업으로 롯데건설이 먼저 제안해 시공을 맡기로 했었다. 롯데건설은 앞서 2012년 베트남 북부철도 개선 1단계 공사도 맡아 수행했다.

롯데건설은 이밖에도 베트남기업 FLC와 함께 진행하던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사업에서도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FLC와 함께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합작법인도 세웠다. 하지만 롯데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 베트남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합작법인 지분 60%를 지난해 말 모두 매각했다.

롯데건설이 최근 몇 년 동안 그룹 사업 토대가 탄탄한 베트남시장에서 사업 확장에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기조의 변화가 엿보인다.

롯데건설은 2019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주택 및 도시개발사업을 위한 현지법인 롯데랜드를 세웠고 지난해에는 호찌민 대형 복합단지 조성사업도 본격화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들은 통상 사업 추진 초창기에 하는 사업성 검토 등을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롯데건설은 베트남에서 하노이 롯데몰, 호찌민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등 그룹 차원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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