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3-04-18 16: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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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가 신상품 출시를 통해 국내 ETF(상장지수펀드)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린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1월 임 대표 취임 이후 ETF사업에서 다소 주춤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신상품이 점유율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국내 ETF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18일 'HANARO CAPEX설비투자iSelect' ETF를 출시했다.
HANARO CAPEX설비투자iSelect는 신재생에너지 전환 관련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발전·전력·건설업체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 씨에스윈드, LS 등을 주요 종목으로 담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올해 국내 ETF시장에 신상품을 출시한 것은 3월14일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지수를 따르는 ‘HANARO KOFR금리액티브(합성)’를 상장한 뒤 2번째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올해 신상품 출시 속도는 경쟁사와 비교해 다소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각각 4개와 3개의 신상품을 국내 ETF시장에 상장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현재 국내 ETF시장에서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치열한 5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시작할 때만해도 업계 6위였으나 지금은 한화자산운용에 밀려 7위에 올라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17일 기준 순자산총액(AUM) 1조5462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5.9% 늘어난 것인데 같은 기간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각각 53.4%와 15.5%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ETF시장 전체 규모도 18.7% 커졌다. 이에 따라 NH아문디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1.9%에서 17일 기준 1.7%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부임한 임 대표에게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임 대표는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출신으로 올해 1월1일 NH아문디자산운용의 임기를 시작했다.
ETF는 최근 몇 년 사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것은 물론 앞으로 더 큰 성장이 예상돼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임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핵심사업인 ETF시장에서 경쟁사에 점유율을 내주고 순위에서 밀린 만큼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임 대표는 신상품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준비를 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점유율이 밀린 데는 더딘 신상품 출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국내 ETF시장은 아직 성장 단계인 만큼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차별점을 지닌 신상품 출시와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한화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7위에서 현재 5위로 뛰어올랐는데 올해 들어 1월 초부터 매월 거르지 않고 부지런히 신상품을 출시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3월 출시한 신상품 HANARO KOFR금리액티브(합성)은 순자산총액이 한 달 사이 20% 넘게 늘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올해 전체 순자산총액 증가률 5.9%를 훌쩍 뛰어 넘는다.
▲ NH아문디자산운용은 18일 'HANARO CAPEX설비투자' ETF를 출시했다.
글로벌 10위권 자산운용사인 프랑스 아문디와 협업해 상품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점도 NH아문디자산운용의 강점으로 여겨진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투자를 중시하는 프랑스 아문디와 협업으로 그동안 친환경인프라, 탄소배출 등의 분야에서 차별화한 ETF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임 대표도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농협금융이 보유한 국내 최대 네트워크와 유럽 1위 운용사인 아문디의 선진 운용역량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하겠다”며 “아문디 글로벌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투자파트너로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미 국내 ETF시장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한 경험도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18년 국내 ETF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했으나 경쟁력을 빠르게 늘려 지난해 말 6위까지 성장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치열히 경쟁하고 있는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각각 2002년과 2010년 국내 ETF시장에 첫 상품을 출시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비즈니스포스트에 “올해 모두 10~12개 신상품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HANARO ETF는 경쟁사와 비교해 출발이 늦어 아직 다양한 라인업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그동안 라인업에 없었던 해외형 및 채권형 상품을 적극 출시해 하반기 점유율 회복에 본격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