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04-12 14:16:24
확대축소
공유하기
▲ 사업비 2조7천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경기 성남 백현마이스사업에 DL이앤씨·GS건설·한화 대결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2조7천억 원 규모의 경기 성남 백현마이스 사업 수주를 놓고 대형건설사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백현마이스 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제2의 대장동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로 이윤율을 제한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안정적 공공사업으로 사업규모도 큰 만큼 건설사들은 적잖은 시공이익을 챙겨갈 수 있어 눈독을 들이는 곳이 많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백현마이스사업의 민간참여자 신청서 및 사업참여계획서를 5월22일까지 접수한다.
백현마이스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20만6350㎥ 규모 부지에 ‘4차산업 기반 글로벌 시티’를 지원하는 전시·회의·관광 등 마이스(MICE)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25년 착공해 2027년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 50%+1주, 민간 컨소시엄에서 지분 50%-1주를 지닌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용지는 전시컨벤션(3만1115.8㎥), 복합업무시설(2만7177.3㎥), 업무시설(3만3555.9㎥) 등으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전시컨벤션 관련 민간참여자는 성남시에 기부채납하고 5년 동안 운영해야 한다. 복합업무시설용지 민간사업자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10년 임대주택 420세대를 지어야 한다.
사업참여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 조건도 까다로운 것으로 파악됐다. 컨소시엄 구성원 가운데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가운데 1곳을 포함해야 하며 최대 3곳까지 참여할 수 있다. 다만 10위권 내 건설사간 컨소시엄 구성은 제한된다.
평가항목을 보면 개발계획(320점), 공공기여계획(100점), 개발실현계획(240점), 사업수행 능력 및 추진계획(340점) 등으로 구성됐다.
가장 점수가 높은 사업수행 능력 및 추진계획의 구체적 점수를 보면 사업수행능력(140점), 사업성 확보계획(100점), 재원조달 및 운용계획(100점)으로 사업성 확보계획의 민간참여자 이윤율(30점)과 이익환원계획(20점)이 포함됐다.
다만 민간참여자 이윤율이 10%를 초과하면 0점을 받게 되며 6% 이하를 제시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민간 이윤율을 제한하겠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제시이윤율보다 개발이익 배당금이 크면 초과이익은 성남시에 귀속된다. 또한 추가로 민간이윤의 30%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귀속하는 이익환원금액 제도도 마련됐다.
수천억 원대 개발이익으로 논란을 빚은 대장동 개발사업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처음 공모하는 사업인 만큼 초과이익 환수를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공모 기준대로라면 실제로 민간에서 가져갈 수 있는 최대 개발이익 이윤율은 4.2%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세금을 떼기 전 이윤율로 세금을 제하고 나면 최종 이윤율은 3%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율을 개발이익 배당금을 총사업비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민간사업자가 제시 이윤율을 6%로 하고 출자지분율이 50%-1주인 상황에서 총사업비가 1억 원, 개발이익이 2천만 원이라고 하면 민간배분 배당금은 420만 원인 셈이다.
지분율에 따라 개발이익의 50% 규모인 1천만 원이 1차로 배분된다. 이어 민간 제시이윤율인 6%인 600만 원이 2차 배분되고 400만 원은 성남시로 귀속된다. 또한 600만 원의 30%인 180만 원이 이익환원금액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로 들어가는 것이다.
1차 배분 때 민간사업자에서 제시한 이윤율 6%를 넘지 못하는 경우 성남시 귀속분은 없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들어오는 이익환원금액은 그대로 유지된다.
기대 이윤율이 낮은데도 2월27일 마감된 사업참여확약서 접수 결과 79곳 업체가 참여했다. 3월16~17일 진행한 추가접수에 한 곳이 더 들어와 모두 80곳이 확약서를 제출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 건설부문 등 대형건설사를 비롯해 중흥토건, 태영건설, 코오롱글로벌, 한양, 우미건설 등이 참여 의지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금융사도 확약서를 제출했고 카카오, LGCNS, 신세계프라퍼티, SKD&D 등 대기업 계열사도 접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업참여확약서를 제출해야 최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참여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업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공공개발로 추진되는 대형 프로젝트에서 건설사와 금융사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개발이익이 제한된다 해도 건설사는 시공이윤을 챙겨갈 수 있다. 개발이익은 총사업비에서 총비용을 제외한 것을 말하는데 비용에는 공사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프로젝트별로 다르지만 10% 안팎의 시공이윤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은 백현마이스 사업 위치도. <성남도시개발공사>
건설사 가운데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곳으로 DL이앤씨, GS건설, 한화 건설부문이 거론된다. 이들 주도로 컨소시엄이 꾸려져 3파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복합개발사업은 건설사의 시공능력과 금융사의 재원조달 능력, 설계사의 설계 역량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컨소시엄 구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건설사들은 과거 다양한 곳들과 손잡고 복합개발사업을 따낸 경험이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1년 12월 잠실마이스사업을 수주할 때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중흥건설 등의 건설사와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을 포함한 금융사와 손잡았다.
DL이앤씨는 우미건설, MD파트너스, 케이프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1년 5월 서울 복정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을 수주했다. GS건설은 2019년 4월 현대건설, 대림산업(현 DL이앤씨), 교보증권 등과 함께 경기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복합개발사업을 주간사로 따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백현마이스는 대규모 사업에다 안정적이고 시공이익과 개발이익을 고려하면 매력적 사업이다”며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구성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대장동사업 이후 성남개발도시공사에서 추진하는 복합개발사업이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