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가 스트리밍 기반의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소니의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안내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니가 게임용 콘솔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로 출시된 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힘을 싣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니는 클라우드 게임 전용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유력한 휴대용 게임기를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닌텐도를 상대로 한 경쟁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12일 IT전문지 더버지에 따르면 소니는 현재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과 관련한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플랫폼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직군이 포함된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게임 콘솔을 보유하지 않은 사용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TV나 PC 모니터 등을 통해 고사양 게임을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콘솔 ‘엑스박스’ 플랫폼 기반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앞세워 주요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구글 등 대형 IT기업도 한때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의 성장성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사업 확대를 추진했지만 올해 초 서비스를 중단하며 사실상 실패했다.
반면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의 높은 인기와 브랜드 인지도, 강력한 게임 콘텐츠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을 기대할 수 있다.
소니는 이미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PS NOW’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신작 게임 등 콘텐츠가 부족하고 출시 국가도 제한적이라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신규 인력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클라우드 게이밍을 새로운 구독형 서비스로 재편해 선보인 데 따라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더버지는 “소니의 최근 움직임이 반드시 차세대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출시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관련 시장에서 발전 가능성을 찾으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니는 세계 콘솔게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경쟁사들의 가파른 성장으로 입지를 지켜내는 데 위협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형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91조 원)에 인수하는 절차를 밟으면서 게임 콘텐츠 확보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닌텐도는 휴대용과 가정용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스위치’ 콘솔을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려 놓았고 자사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게임 이외에 외부 개발사의 게임 출시를 늘리며 소니의 영역을 빠르게 침범하고 있다.
애플과 넷플릭스 등 대형 IT기업도 모바일 게임과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진출을 확대하며 콘솔용 게임의 잠재 수요를 빼앗아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니가 콘텐츠 사업의 핵심인 게임 시장에서 승산을 거두려면 클라우드 게이밍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필수적이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일본 소니의 휴대용 게임콘솔 'PS비타' 이미지. |
닌텐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휴대용 콘솔게임 시장에도 소니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게임 전문지 인사이더게이밍에 따르면 소니는 ‘Q라이트(Q Lite)’라는 이름의 휴대용 게임기를 개발하고 있다.
소니는 과거 PSP(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 및 PS Vita(비타) 등 기기로 휴대용 콘솔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었지만 2019년 이를 단종하며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휴대용 게임기 특성상 구동 성능에 한계가 있고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과 차별화도 어려워지며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약점이 분명히 자리잡고 있다.
반면 새로 개발되는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는 클라우드 게이밍에 특화한 기기로 예상됐다. 기기 자체로 게임을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고성능 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만을 하게 되는 것이다.
더버지는 소니가 클라우드 게임만을 위해 별도의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바라보며 이러한 관측을 두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다만 차세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충분히 갖춰진다면 조작과 인터페이스, 하드웨어 요소 등이 준비된 진정한 휴대용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소니는 혼다와 협력해 개발하는 자율주행 전기차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현재 공개된 시제품에는 운전자와 탑승자가 차량 내부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전용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자율주행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소니가 집중해야 할 분야로 꼽히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