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가상화폐 업계에서 12일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나면 이더리움 가격 폭락 등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약 43조 원에 달하는 스테이킹 이더리움이 족쇄에서 풀려나게 되면 이더리움 매도가 많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이더리움이 12일 예정된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끝난 뒤 매도 증가로 폭락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가상 이미지. |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상하이(Shanghai)와 카펠라(Capella)의 합성어로 실행 레이어인 상하이 업그레이드와 합의 레이어인 카펠라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현재 스테이킹(예치)돼 묶여있는 이더리움을 현금화할 수 있게 된다.
이더리움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을 32개 이상 블록체인에 스테이킹(예치)해야 블록 생성 작업에 참여하며 그 보상으로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예치한 이더리움을 빼낼 수는 없었다.
이번에 예정된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이더리움 투자자들은 스테이킹한 32이더리움을 빼낸 뒤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현재 이더리움에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은 1800만 개로 알려졌다. 약 43조 원에 달한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이더리움의 족쇄 해제가 매도 폭탄으로 이어져 세계에서 2번째로 시총이 큰 이더리움이 폭락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이더리움에서 비트코인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하며 거시경제 불안이 커졌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2022년 11월 파산에 유동성 위기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아직 그 여파가 남았을지 몰라 우려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에서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자산인 비트코인으로 투자처를 옮길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비트코인은 실리콘밸리은행 등이 파산하며 불거진 은행권 위기에서도 오히려 그 가치가 소폭 상승하는 등 위기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안전자산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3월 중순 약 2800만 원대를 오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약 3700만 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계열사인 로똔다는 “실리콘밸리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가 위기를 겪으며 전통 금융 시스템에 관한 불안감이 커져 가상화폐 수요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여겨진다.
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금, 은 같은 유명한 안전자산과 함께 비트코인도 그 단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이더리움이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스테이킹을 풀 수 있게 되더라도 여전히 이더리움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 제공 업체 크립토퀀트는 샤펠라 업그레이드를 마친 뒤에도 이더리움 스테이킹 인출 매도 압력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매도 압력은 일반적으로 시장 참여자가 극단적인 이익을 볼 때 일어나는 일이다.
크립토퀀트는 “현재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은 극단적 이익을 보고 이는 상황이 아니다”며 “이익이 난 이더리움 스테이킹은 대부분 1년 전에 일어났고 20~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더리움은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에 관한 이자를 투자자에게 계속 보내주고 있다.
이더리움의 장기투자를 원하는 소액 투자자들은 자산 변동 위험이 심한 현재 거시경제 상황에서 꼬박꼬박 이자를 보내주는 이더리움에 계속 스테이킹하는 것을 오히려 원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