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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신차 가격 책정 고민, 중견 3사 '가성비' 공세에 부담 커져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4-05 16: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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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KG모빌리티와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신차를 내놓고 국내 판매 확대를 노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차 가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저렴한 경쟁 차종들이 출시되면서 내수 시장에서 새로 내놓는 차값을 인상하기에 부담스런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신차 가격 책정 고민, 중견 3사 '가성비' 공세에 부담 커져
▲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차 가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저렴한 경쟁 차종들이 출시되면서 차값을 인상하기에 부담스런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국내 5개 완성차업체 판매실적을 종합하면 KG모빌리티의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토레스는 3월 국내에서 6595대가 판매돼 모든 SUV 가운데 판매 2위에 올랐다.

토레스는 지난해 연간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던 기아 쏘렌토(6890대)를 제외하면 3월 판매에서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투싼, 싼타페 등 쟁쟁한 국내 대표 SUV 모델들을 모두 제쳤다.

특히 토레스는 1월 세웠던 KG모빌리티 역대 단일 모델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2달 만에 다시 넘어섰다. 2015년 10월 티볼리(5237대)가 세웠던 단일 모델 최다 판매 기록을 올 들어 2번이나 새로 쓴 것이다.

지난해 7월 판매를 시작한 신차 토레스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질주하며 2022년 4분기 KG모빌리티의 6년 만의 분기 단위 흑자전환을 이끈 모델이다.

토레스는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트림별 가격이 400만 원 가량 싸다.

토레스가 올해 들어 더욱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데는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신차를 구매할 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를 우선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KG모빌리티는 올 하반기 토레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 신차 토레스 EVX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KG모빌리티의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km대 초반에 그친 것과 달리 토레스 EVX는 420km 이상의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판매가격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을 모두 받으면 3천만 원대에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성비를 앞세운 차종 공세로 현대차그룹의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이 다소 내려갈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국산차 시장 점유율은 88.6%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다만 올해는 KG모빌리티뿐 아니라 극심한 내수판매 부진에 빠져 있는 한국GM과 르노코리아도 저렴한 가격에 브랜드 대표 모델을 내놓고 반전을 노리고 있어 현대차 기아의 내수 점유율 지키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4월 중으로 소형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국내에 출시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제원은 전장이 4540mm로 경쟁차종인 기아 셀토스보다 150mm, 현대자동차 코나보다 190mm더 길다. 전폭도 셀토스보다는 더 넓고 코나와는 같다.

그럼에도 시작 가격이 2052만 원으로 경쟁차량인 현대차 코나보다 400만 원, 기아 셀토스보다 100만 원가량 저렴하다.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앞서 출시된 미국 판매가격 2만1495~2만4995달러(약 2810~3270만 원)보다도 시작 가격이 700만 원 넘게 싸다.

이를 놓고 정정윤 한국GM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최근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행사에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달 28일 영업일 기준 사전계약을 실시한지 4일 만에 사전계약 1만 대를 넘어섰다. 이는 한국GM이 국내에 출시한 신차 사전계약 가운데 최단 기간에 1만 대를 돌파한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중형 SUV QM6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놨다. 

QM6는 지난해 국내에서 2만7440대가 판매되며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 실적의 절반 이상(52%)을 책임진 브랜드 대표 모델이다. 

QM6 역시 가성비가 최대 장점으로 평가받는 모델로 이번에 출시된 부분변경 가솔린 모델의 시작 가격은 2860만 원으로 토레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우호적 경영환경 속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차 값에 반영하고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을 늘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는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도 해소되면서 주문 대기 기간도 크게 줄어들어 차값을 인상하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의 차종별 예상 납기표를 보면 4월 신차를 계약하면 일부 하이브리드차를 제외하곤 대부분 6개월 안에 차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1년6개월이 걸리던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 대기기간은 최근 2개월로 크게 줄었다. 기아 전기차 EV6 역시 대기 기간이 12개월에서 6개월로 짧아졌다.

지난해 12월 10개월을 기다려야 했던 기아 쏘렌토 가솔린 모델은 2~3개월로, 현대차 싼타페 가솔린 모델은 8개월에서 2.5개월로 대기 기간이 줄었다.

현대차 그랜저 2.5 가솔린 모델은 11개월에서 4개월로, 아반떼 가솔린 모델은 9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됐다.

코로나19 확산 뒤 최근 2년 동안 주요 자동차 시장에선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업체가 생산 차질을 빚은 반면 저금리와 재정 확대정책 기조 속에서 자동차 수요는 급증했다.

이에 완성차업체는 만들기만 하면 팔려나가는 우호적 환경에서 원자재 인상분을 그대로 차값에 전가해 높은 값에 자동차를 팔 수 있었다.

하지만 생산 차질 해소로 산더미처럼 쌓였던 밀린 주문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면서 현대차그룹은 연식변경 등을 통해 차 가격을 인상하려면 재고 문제를 신경써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또 현대차그룹이 4월 이후 새로 내놓을 쏘나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새 전기차 모델 EV9 역시 차값을 높게 책정하는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견 3사가 잇달아 출시하는 싼 가격의 신차들은 현대차그룹의 이런 부담을 더욱 무겁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해 현대차그룹은 가격 인상보다 생산 및 판매를 늘려 지난해 최대 실적 기조를 이어가는데 경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9일 취임 뒤 처음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올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최대 생산 및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올해 국내에서 모두 185만 대를 생산해 108만 대를 해외로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해 생산은 14.3%, 수출은 28.7% 늘어나는 것이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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