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K이노엔의 연매출 1조 원 달성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주요 제품인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과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이 사업 호조를 보이면서 회사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이다.
▲ HK이노엔이 연매출 1조 원 달성에 다가가고 있다. |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HK이노엔의 컨디션 매출은 607억 원에 이르러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19년 501억 원을 한참 뛰어넘었다.
컨디션 매출이 급증하면서 HK이노엔 HB&B사업부문(건강기능식품·화장품·음료)은 흑자로 돌아섰다. 전년 영업손실 110억 원을 봤는데 2022년에는 영업이익 95억 원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HK이노엔이 컨디션 판매 확대에 성공한 데는 신제품 ‘컨디션 스틱’의 역할이 컸다.
컨디션 스틱은 물 없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젤리 제형의 스틱형 숙취해소제다. MZ세대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휴대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상큼한 맛을 더했다.
출시 당시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남아있었으나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컨디션 스틱은 지난해 3월 출시된 뒤 약 1년 만에 1800만 포가량 판매됐다. 소비자 가격(포당 2900원) 기준으로 500억 원어치 이상 팔린 셈이다.
HK이노엔은 컨디션 스틱의 성공을 기반으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힘쓰는 중이다.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성분 아르기닌과 비타민B를 추가한 새 버전을 최근 출시했다. 2030세대를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 모델로 연예인 박재범씨를 발탁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HK이노엔이 개발한 신약 케이캡도 순조로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케이캡 매출은 전년보다 약 15% 증가해 905억 원을 기록했다. 신규 제형인 구강붕해정(녹여먹는 제형) 출시, 해외 진출 확대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외사업 쪽의 성과가 돋보인다. HK이노엔은 지난해부터 몽골과 필리핀에 케이캡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세계적 의약품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에 들어가 로열티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HK이노엔은 올해 들어서도 케이캡의 사업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저용량 제형 ‘케이캡정25㎎’을 선보였고 브라질에서 기술수출을 성사하며 해외 진출국가를 35개 국가로 확대했다.
▲ HK이노엔이 2022년 숙취해소제 신제품 '컨디션 스틱'을 앞세워 컨디션 매출을 대폭 확대했다. 컨디션 모델 박재범씨(가운데). < HK이노엔 > |
컨디션과 케이캡이 순항하는 만큼 HK이노엔의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HK이노엔 매출은 8465억 원으로 전년보다 10%가량 증가하면서 4년 연속 신기록을 썼다. 연매출 1조 원 고지에 올라서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다만 올해는 HK이노엔이 매출 1조 원 달성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다올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2023년 HK이노엔 매출 예상치를 8800억~9천억 원 수준으로 잡았다. HK이노엔이 판매하는 미국 MSD 백신 일부 품목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성장 폭이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HK이노엔의 장기적 성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HK이노엔은 3분기부터 중국 케이캡 매출로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을 것이다”며 “유럽, 기타 지역의로의 확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캡 이외에도 수액 신공장 가동률 증가, HB&B사업부 수익성 개선, 기타 전문의약품(ETC) 품목 성장 등 매출 상향 요인은 충분하다”며 “둔화한 성장은 2024년에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