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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한국 중국 '배터리 대전', 중국엔 없는 LG엔솔 3가지 강점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4-0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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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일본인이 리튬배터리를 개발하고 한국인이 기술력을 키웠다면 중국인을 이를 통해 세계 최고가 됐다. 만약 세계 최고가 아니라면 우리는 존재 가치도 없다.”

쩡위친 CATL 회장의 말이다. 중국이 배터리 시장의 최고라는 자부심과 함께 앞으로도 배터리 시장의 패권을 계속 거머쥐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한국 역시 반도체를 잇는 차기 먹거리로 배터리를 보고 있는 만큼 쩡 회장의 말이 위협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중국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 56.4%, 한국 25.8%, 일본 9.6%로 중국이 꽤 앞서 있다. 

개별 기업 단위로 살펴봐도 중국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듯 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2022년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 1위인 중국 CATL 점유율은 35.5%로 2위인 LG에너지솔루션(13.7%)보다 많이 앞서 있다.  

양적으로는 중국 기업이 우위에 있을지 몰라도 기술에서 한국 기업이 앞서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테슬라, 벤츠 등 주요 기업으로 공급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은 기술력에서도 어느 정도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산업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K-배터리는 중국의 맹공을 물리치고 글로벌 배터리 왕좌를 쟁취할 수 있을까?

그리고 국내 대표인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고의 배터리기업의 위상을 차지할 수 있을까?

먼저 중국 기업들의 강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산업에서도 그렇지만 중국 기업이 후발주자로서 한국과 일본 등 선도자를 추격할 때 가장 큰 힘은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과 엄청난 내수시장이다. 

먼저 안마당에서 체력을 기른 뒤에는 이를 토대로 기술력을 키우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해외 고급 인력을 영입하는 일들도 활발히 이뤄지곤 했다. 

CATL과 BYD의 고속 성장도 이런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밸류체인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최후방 원재료에서 최전방 전기차까지 이어지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원재료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산업에서 원재료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가장 중요한 원재료인 리튬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큰 지배력을 행사한다. 리튬 매장량도 많은데 다른 주요 리튬 보유국에서 리튬을 사들여 제련하는 데에서도 입김이 강하다. 

당장 한국 기업들도 중국의 리튬 의존도가 높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리튬뿐 아니라 니켈, 코발트 등 다른 주요 원재료 공급망에서도 지배력이 높다. 

그럼 K-배터리의 미래는 어두운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렇진 않다. 

국내 배터리 대표기업이라 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만 보더라도 중국 기업들보다 뛰어난 점이 많다. 어떤 강점이 있을까?

먼저 기술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CATL은 가격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CATL의 배터리 채택률은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으로 기술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기술 경쟁력의 원천은 뭘까?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유일의 화학 기반 배터리 기업이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해 보여도 상당히 의미 있는 지점이다. 

배터리는 전자기기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전자 부품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제조공정이 대부분 화학을 토대로 이뤄진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배터리 4대 소재도 모두 화학소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학기업인 LG화학에서 분할된 곳이다. LG화학은 LG그룹의 모태나 마찬가지인 회사로 1947년 세워져 지금까지 화학사업을 한 전통이 깊은 화학기업이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화학 분야는 특히 시행착오를 축적하며 기술력을 키우는 측면이 많은데 그런 점에서 다른 배터리 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는 내공을 갖춘 셈이다. 이는 테슬라나 전통 완성차 기업들이 쉽사리 배터리 내재화에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를 2만4천 개 넘게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CATL의 10배 수준이다.

두 번째로 LG그룹의 일원으로서 그룹 내 전기차 밸류체인의 강점, 그룹 네트워크 활용 가능성 등을 들 수 있다. 

일단 모회사이기도 한 LG화학은 세계적 양극재 기업이기도 하다.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소재다. 

LG그룹은 전자 쪽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을 통해 전장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이 역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이다. 당장 애플카에 LG그룹이 참여한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데 여기서 당연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도 채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다양한 고객처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중국 기업들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앞서 얘기했듯 중국 배터리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가운데 중국 시장 비중이 너무 높다는 약점이 있다. 한국 배터리 셀 회사들은 유럽, 북미, 아시아에 고르게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을 가장 많이 고객사로 두고 있는 곳이다. 이는 기술력이 높은 덕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한국 배터리 셀 회사들은 세계 곳곳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증설에 나서며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중국 갈등으로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크게 제한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요인들 덕분에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침투율 확대에 따른 가장 확실한 배터리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지금도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글로벌 1위 2차전지기업이지만 몇 년 후에는 중국을 포함해도 선두를 차지하며 CATL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2년 주식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대장주로 큰 관심을 받으며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너무 비싼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다만 2차전지시장의 잠재력, LG에너지솔루션의 독보적 시장 경쟁력 등을 따진다면 여전히 매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와 함께 떠오를 수밖에 없는 전기차의 핵심 2차전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셀사들과 소재 기업들, K-배터리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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