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씨에스윈드가 미국에서 풍력타워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회장은 풍력발전 수요 급증을 미리 대비해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공을 들였는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한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지며 선제적 투자의 과실을 조만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성권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회장(사진)은 풍력발전 수요 급증을 미리 준비하며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공을 들였는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한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지며 선제적 투자의 과실을 조만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에스윈드의 풍력타워 해외 생산기지 확보 전략에 따른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직접적 수혜 대상이 되는 만큼 앞으로 씨에스윈드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윈드 미국 공장의 풍력타워 생산능력은 해외 7개 생산법인 가운데 가장 크다. 씨에스윈드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미국 84.9%, 유럽 4.9%, 국내 2.2%로 추산되는데 그만큼 해외 비중이 높고 그 가운데서도 미국 비중이 높다.
씨에스윈드는 현재 미국 공장의 생산능력은 약 4.5GW 수준인데 최종적으로 9~10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장 내년 하반기만 되도 생산능력이 6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현지 생산능력을 키우는 씨에스윈드에게 첨단제조기업세액공제(AMPC)로 직접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첨단제조기업세액공제는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 부품에 적용된다. 씨에스윈드가 제조하는 풍력타워는 와트(W)당 3센트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설에 따른 추가 첨단제조기업세액공제와 증설 비용을 비교하면 3~4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 밖에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규정된 생산세액공제(PTC)와 투자세액공제(ITC)에 따른 간접적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들 세제 혜택은 발전사와 풍력터빈 제조사에 제공되는 것으로 씨에스윈드가 제조하는 풍력타워의 수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씨에스윈드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보조금 혜택과 수요 증진 효과를 동시에 누리게 되는 셈이다.
2022년 기준으로 씨에스윈드의 미국 내 풍력타워 생산능력 4.5GW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생산능력이 높은 곳은 알코사(Arcosa)로 2.55GW의 생산능력을 지녔다.
2024년에는 씨에스윈드가 6GW, 알코사가 3.55GW로 생산능력이 확대돼 두 기업 사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씨에스윈드로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뒤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 빠르게 늘려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의 선제적 미국 시장 투자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효와 맞물리며 위력을 발휘하게 됐다.
씨에스윈드는 2021년 6월 6월 덴마크 풍력터빈 생산기업 베스타스의 미국 풍력타워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이 공장은 생산능력 측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였고 인수금액은 1억5천만 달러 규모로 씨에스윈드의 자산규모나 매출 수준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액수였다.
김 회장은 미래를 내다보고 다소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과감한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김성권 회장은 당시 포브스코리아와 인터뷰에서 “베스타스에서 인수한 공장을 기반으로 향후 미국 시장 확대에 더욱 주력할 계획을 세웠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강력한 신재생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해외 풍력발전 수요가 2~3년 이내에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돼 우리의 미국 시장 진출은 시장 수요에 대응할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해외시장 선점 전략은 비단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베트남, 포르투갈, 말레이시아, 중국, 터키, 대만 등에도 생산법인을 설립해 풍력타워를 생산하고 있고 곳곳에서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 할 수 있는 넷제로산업법(Net Zero Industry Act)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씨에스윈드의 해외시장 확장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그린산업 지원정책이 과거와 다른 가장 큰 점은 보조금을 개발업체뿐 아니라 주요 부품업체들까지 생산 밸류체인 전체에 적용한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그린산업 양대 시장(미국과 유럽)에 생산 공장을 확보하고 빠르게 증설에 나서는 기업은 씨에스윈드를 포함해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