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4-03 16: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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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이후 KRX 반도체지수 추이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주 주가가 3월 중순 이후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은행권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었고 이후 경기회복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통과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는 최근 3주 동안 21.5% 올랐다. KRX반도체지수는 SK하이닉스, SK스퀘어, DB하이텍, 리노공업, 한미반도체 등 41개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다.
올해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던 KRX 반도체지수는 10일 은행권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이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자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5.2% 오르면서 주가가 6만 원에서 6만3천 원 선으로 상승했다. 3월 중순 6만 원 아래로 내려갔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6만4천 원까지 오르며 약 2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황이 상반기 가운데 저점을 찍고 올라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앞서 오르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반도체는 경기흐름과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컨퍼런스보드 선행지수, OCED 선행지수 등 일부 경기 선행지표들이 반등을 시작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권 불안이 잦아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금리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경기 회복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급은 2분기 이후 재고감소와 공급축소 효과로 개선이 예상된다”며 “이에 재고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 하락 폭도 2분기 이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반도체의 추가적인 하방은 크지 않으며 오랜 기간 주가가 눌려있던 만큼 반등 폭발력 역시 클 수 있다”며 “주가 저점은 지속해서 우상향 추이를 보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반등 예상 시점은 2023년 6월로 계산된다”며 “현 시점에서 2023년 3~4분기 반등 전망은 크게 무리한 가정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챗GPT 열풍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유입되고 있다.
▲ 반도체 업황이 상반기 가운데 저점을 찍고 올라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선행해 오르고 있다.
AI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대량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다.
이에 미국 메모리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은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AI 확장이 수요 증대를 이끌어낼 것이란 전망에 하루 동안 주가가 7%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3월 말부터 4월까지, 1분기 실적발표 이전이 반도체주 매수 시기란 조언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1분기 실적으로 역대급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를 믿고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매수 타이밍은 실적 발표 직후보단 직전이다”며 “과거 역대급 적자가 발표됐던 시기를 보면 실적발표 이전 1개월은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이후 1~2개월은 지지부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부진을 겪었을 때 주가는 실적 발표 이전에는 ‘실적 바닥 기대감’으로 반등하고 이후에는 ‘정말 업황이 좋아질 수 있는지’ 확인하며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