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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상반기 직무대행 체제 운영 불가피, CEO 공백 최소화 '가시밭길'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4-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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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T가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의 임시 대표체제로 전환하면서 최고경영자(CEO) 공백 리스크가 5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해 상반기 5G 중간요금제 출시, 초거대 인공지능(AI) 서비스 준비 등 과제가 쌓여있는데 리더십 공백이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KT 상반기 직무대행 체제 운영 불가피, CEO 공백 최소화 '가시밭길'
▲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겸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KT의 내부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최고경영자(CEO) 공백을 매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KT를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사상 초유의 CEO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는 데 힘쓰고 있지만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올해 3분기까지 박종욱 직무대행 체제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KT가 국내와 미국에 상장된 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2차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사외이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는 최소 5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사내이사조차 1명도 없어 당장 KT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는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박종욱 직무대행은 3월29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표이사 유고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비상 상황을 조기에 정상 경영체제로 돌려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신임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KT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직무대행은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더미인 상황에서 CEO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당장 올해 상반기 안에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3월23일 6만 원대에 월 37~99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정부는 KT,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에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해 통신요금 인하 경쟁이 촉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3월29일 제2차 통신시장 경쟁촉진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소비자의 요금 선택권이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KT, LG유플러스 등도 다양한 요금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6월 알뜰폰 활성화와 주파수 할당을 포함한 통신경쟁촉진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CEO 공백 상태인 KT로서는 정부 정책에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한국형 챗GPT 서비스인 ‘믿음’의 국내 사용화도 앞두고 있다.
 
믿음은 오픈AI의 챗GPT보다 더 명확한 한글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받은 한글 기반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라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돼 한글 질문에 챗GPT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를 보여줄 수 있다. 
 
KT 상반기 직무대행 체제 운영 불가피, CEO 공백 최소화 '가시밭길'
▲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3월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KT 이사회가 사실상 기능을 할 수 없는 지금 챗GPT와 같은 신사업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리더십 동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KT는 이사회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을 신속하게 선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목소리를 내면 KT 내외부에서 잡음이 발생한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박종욱 직무대행은 2022년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했는데 당시 국민연금공단의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직무대행은 구현모 전 KT 사장 체제에서 사내이사에 오르고 사장단에 합류해 ‘구현모의 오른팔’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KT 흔들기는 정식으로 새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KT 주가에는 이미 이와 같은 CEO 공백 리스크가 반영되고 있다. 

2022년 8월10일 3만9300원까지 올랐던 KT 주가는 현재 52주 신저가를 계속 경신하며 3만 원대 아래로 내려 갔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 환경 아래서 경영공백에 따른 불확실성 극대화는 기업가치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기업가치와 관련한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일을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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