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글로리’와 ‘피지컬100’의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넷플릭스가 방송인 신동엽씨와 손 잡고 예능을 제작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넷플릭스가 ‘더 글로리’의 흥행에 이어 예능 콘텐츠 분야 강화에도 나섰다.
28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방송인 신동엽씨와 손 잡고 오리지널 예능을 제작한다. 신동엽씨가 넷플릭스와 협업한 예능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엽씨는 올해 1월 일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촬영을 이미 마쳤다.
특히 이번 예능 콘텐츠의 내용은 신동엽씨가 각 나라의 사업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성인 버전의 토크쇼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된다.
넷플릭스가 한국 예능을 제작하면서 성인 버전 토크쇼를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과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예능 최초로 미드폼(20~30분 정도 길이 영상) 형식으로 만들어진다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이 예능은 각 나라별로 촬영해 시즌제와 유사한 형식으로 제작된다. 곧 대만으로도 촬영을 떠난다.
넷플릭스는 신동엽씨가 출연하는 오리지널 예능을 이르면 4월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능 장르의 특성상 공개 시기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신동엽씨는 성인 버전 토크쇼 진행에 있어서 만큼은 우리나라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JTBC에서 방송된 ‘마녀사냥’과 지난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공개된 ‘마녀사냥 2022’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성인 버전 토크쇼인 마녀사냥에서 신동엽씨는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탁월한 진행 능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넷플릭스는 공중파에 비해 수위나 형식 등에 있어서 자유로운 편이다. 신동엽씨에게 최적화된 플랫폼일 수 있다는 얘기다.
넷플릭스가 예능 분야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및 영화와 비교해 예능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 순위인 '글로벌 톱10'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3월13일부터 19일까지 1억2359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TV 비영어부문 1위에 올랐다. 2위인 스페인 드라마 'Wrong Side of the Tracks'의 2010만 시청 시간보다 무려 6배 이상 높은 기록이다.
공개 첫 주에 이어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더 글로리 파트2 공개 직전까지 6주 동안 톱10 진입에 성공했던 ‘피지컬100’은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피지컬100은 가장 완벽한 신체 능력을 갖춘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의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0인이 모였다는 설정의 생존 경쟁 예능이다.
피지컬100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예능 최초로 글로벌 톱10 TV 비영어부문 1위를 차지했고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공개 이후 5주 동안 누적 시청 시간은 1억7826만 시간에 달한다.
피지컬100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은 한국 예능으로 기록됐지만 그 전까지는 오리지널 예능 분야에서 고전한 것이 사실이다.
‘솔로지옥’, ‘먹보와 털보’ 등을 통해 오리지널 예능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오리지널 시리즈나 영화 만큼의 흥행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지컬100이 커다란 흥행을 거뒀고 더 글로리와 피지컬100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넷플릭스는 신동엽씨와 힘을 모은다.
신동엽씨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운데 쿠팡플레이가 제작한 ‘SNL코리아’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SNL코리아는 ‘MZ오피스’ 등이 우리나라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쿠팡플레이 가입자 증가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쿠팡플레이 애플리케이션(앱) 설치자 수는 1031만 명으로 1천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2월 710만 명과 비교해 45%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쿠팡플레이 앱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는 SNL코리아의 흥행 덕분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같은 조사에서 넷플릭스 앱을 새로 설치한 사용자 수는 3%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신동엽씨와 협업으로 진행하는 이번 예능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넷플릭스 역시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넷플릭스는 ‘계정공유 금지’ 이슈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계정공유 금지를 언제부터 시작할지가 문제일 뿐 도입 자체는 이미 정해졌다.
더 글로리의 흥행으로 인해 가입자들을 잡아두고는 있지만 더 글로리가 종영된 지금 시점에 계정공유 금지가 도입된다면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당분간 눈에 띄는 신규 오리지널 시리즈와 예능이 없는 상황에서 신동엽씨에게 가입자 ‘락인 효과’에 대한 중책이 맡겨진 셈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에게 신동엽씨가 힘을 싣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피지컬100 성공 이후 흥행을 이어가려는 넷플릭스, 넷플릭스와 처음으로 협업에 나서는 신동엽씨. 둘 모두에게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