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레벨3 자율주행 차량 확산 추세에 맞춰 전장 사업에 더욱 확장에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의 확산으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레벨3 자율주행은 고속도로나 도심주행의 특정구간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대응하는 단계인데 차량용 통신기술과 정보전달 전장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레벨3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차량용 통신장비인 텔레메틱스와 전장용 정보제공 시스템인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전자업계와 자동차 업계 말을 종합하면 제네시스, 벤츠,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레벨3 자율주행을 적용한 자동차를 앞다퉈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늦어도 4월 안으로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손과 발을 떼고도 시속80km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제네시스 G90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BMW도 올해 하반기 BMW7시리즈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벤츠는 EQS 모델에 자율주행 레벨 3를 이미 적용했는데 현재 시속 60km인 제한속도를 130km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완성차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자동차 전장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완성차 시장에서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이 확산되면서 전장 시장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정보제공 전장인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와 통신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관련 부품업체에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주완 사장은 자동차업계의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전장 사업을 확대하는데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에서 “전장 사업이 궤도에 올라 속도를 더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특히 LG전자는 글로벌 전장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연구개발센터를 법인으로 승격하는 작업을 최근 진행하면서 기술력 고도화를 위한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 베트남 연구개발법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증을 맡고 있어 자율주행 시대에 기술적 역량을 뒷받침하는 핵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운전과 길 안내 등 필요한 각종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음악 감상 등 오락 기능을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를 통합한 시스템을 말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쉽게 휘어지는 P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계기판과 중앙정보디스플레이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형태의 인포테인먼트 장치를 선보였다.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가 각각의 화면을 독립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직관적 인터페이스 구성을 갖췄고 안정성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보 전달 측면뿐만 아니라 내구성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는 미국 연방 자동차안전기준(FMVSS) 인증을 받기도 했다.
자율주행 레벨3 시대가 열리면서 운전자가 제어과정에서 자유로운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차량의 오락적 기능이 강화되고 비상상황에 운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필요성이 커져 인포테인먼트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규모는 2019년 243억 달러에서 2027년 54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세계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차량용 통신장비인 텔레매틱스 시장에서는 1위(점유율 20% 중반 추정)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텔레매틱스는 차량에 적용되는 무선인터넷 기술로 교통정보뿐만 아니라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필요한 긴급구조, 원격 차량진단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차와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목에서 수많은 교통상황과 차량정보를 주고받는데 텔레매틱스는 핵심적 기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 솔루션에서 고속주행에서도 차량의 위치정보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정밀측정기술과 자율주행차의 필수 구성요소인 5세대 통신기술(5G-V2X) 기술을 다양하게 개발해둬 미래차 시대에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통신기술의 경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의 특허자산을 계승 발전해 왔기 때문에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80조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올해에는 100조 원까지 그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뿐 아니라 전기차 확산에 힘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완성차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5% 늘어나는데 그치지만 전장사업은 완성차 시장의 성장률을 웃돌 것이다”며 “이미 확보된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단단한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