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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중국 스마트폰 '턴어라운드' 노리는 삼성, 폴더블로 재도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3-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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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중국 스마트폰 '턴어라운드' 노리는 삼성, 폴더블로 재도전
▲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중국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중국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전용 폴더블 스마트폰 '심계천하 W23'.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전략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해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

삼성전자 모바일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MX사업부 사장은 2월 갤럭시S23 정식 발표를 앞두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중국 스마트폰사업과 관련해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에 그칠 정도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입지가 약해졌지만 미래 성장성에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IDC 집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중국에서 20%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고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여러 중국업체가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존재감이 더욱 낮아졌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의 디자인 기능을 차용해 내놓은 여러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이를 두고 ‘카피캣’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이들은 결국 다수의 소비자 수요를 빼앗으며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자국 업체의 비슷한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스마트폰시장이 점차 성숙기에 접어들며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만큼 삼성전자가 제품 기술력으로 격차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한때 중국업체들과 가격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중저가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전략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방식은 수익성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미국 상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화웨이를 상대로 강력한 제재를 내리며 삼성전자에 기회가 열리기도 했다.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앱스토어를 스마트폰에 사용할 수 없게 되며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화웨이의 빈 자리를 결국 샤오미 등 중국 상위 스마트폰업체들이 대체하며 삼성전자는 점유율 회복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미 중국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가 영향력을 잃은 시점이었던 만큼 수요를 끌어오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더구나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한 데 따라 중국 경쟁사와 대결에서 약점을 극복하는 일은 더욱 어려웠다.

중국 관영방송 CCTV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시장에 “거만하고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처음 리콜을 결정할 때 중국에서 판매된 제품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CCTV는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전하며 삼성전자를 향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대 여론을 주도했고 결국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과제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중국에서 다시금 기회를 노렸다. 중국 경쟁사들이 당분간 따라잡기 어려운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하드웨어 측면의 차별화 요소를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 회복을 추진한 것이다.

2019년 갤럭시폴드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현지 소비자의 수요를 겨냥한 전용 모델을 출시했다. 갤럭시폴드와 디자인이 같지만 구동 성능을 높이고 판매가격도 300만 원 이상으로 책정해 초고가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었다.

중국시장 전용 폴더블 스마트폰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출시되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다시금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새 전략을 반영했다.
 
[삼성의 라이벌] 중국 스마트폰 '턴어라운드' 노리는 삼성, 폴더블로 재도전
▲ 중국 오포의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 N2 플립' 이미지.
그러나 삼성전자의 노력은 오히려 중국 경쟁사들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확대를 자극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화웨이를 비롯한 기업들이 갤럭시폴드와 비슷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중국 신화통신이 조사기관 시노리서치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연간 144%에 이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는 화웨이와 오포, 샤오미가 나란히 1~3위에 오르며 상위권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선두주자로 시장에서 확실한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었지만 중국 경쟁사들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기술을 추격하면서 성과를 확인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올해 초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박람회 MWC2023은 이런 시장 흐름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로 주목받았다. 다수의 중국 업체가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전면에 앞세웠고 일부 제품은 주요 외신에서 하드웨어 디자인과 기능, 성능 등이 삼성전자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화웨이 자회사 아너(Honor)는 MWC에서 삼성전자 전시장 바로 옆에 대형 부스를 마련해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우고 유럽과 남미 등 전 세계로 출시를 확대한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본격적으로 맞대결을 노리겠다는 승부수를 내놓은 것이다.

오포와 레노버도 삼성전자에 만만치 않은 경쟁사로 떠올랐다. 오포는 새 폴더블 스마트폰 ‘N2’ 시리즈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력 무기로 삼겠다고 밝혔고 레노버는 모토로라 브랜드의 ‘레이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4와 비슷한 사양에 가격은 절반에 가까운 제품도 등장했다. 중국 테크노모바일이 MWC에서 선보인 ‘팬텀V폴드’는 1099달러에 출시를 예고하며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을 자극했다.

이처럼 다수의 중국업체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가격과 성능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 및 플립 시리즈로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를 앞세울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물론 폴더블 스마트폰을 2019년부터 출시해 온 삼성전자는 확실한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지만 중국은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경쟁사들의 추격에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놓친 일은 결국 중국 경쟁사의 해외 프리미엄시장 진출 확대로 이어졌다. 야심작으로 꼽히던 폴더블 스마트폰마저 이런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경쟁사가 따라잡기 더 어려운 하드웨어 측면의 새 차별화 요소를 마련하거나 애플과 같이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측면에서 돋보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 스마트폰사업을 지켜내는 데 필수적 과제로 남게 됐다. 김용원 기자
 
[편집자주] 2023년,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및 국가 경쟁력에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때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현재 전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경제팀에서 연재하는 [삼성의 라이벌] 기획은 삼성전자와 주요 라이벌 기업 사이의 경쟁 판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예측해 삼성의 현 위치를 짚어보고 이러한 경쟁이 어떠한 방식으로 삼성의 위기 극복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진단한다.

4부 - 삼성 vs CHINA
(5) 미중 갈등에 일본도 대응 나서, 삼성 ‘2나노 반도체’ 겨냥
(6) 중국 스마트폰 '턴어라운드' 노리는 삼성, 폴더블로 재도전
(7) 삼성 디스플레이 향한 중국 공세, 롤러블과 퀀텀닷도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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