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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챗GPT에 도전장 던진 구글, '2경 원' 인공지능 시장 뜨거운 경쟁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3-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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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챗GPT에 도전장 던진 구글, '2경 원' 인공지능 시장 뜨거운 경쟁
▲ 인공지능 시장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구글이 도전장을 던진다.  
[비즈니스포스트] 15조 달러, 우리 돈으로 2경 원 규모로 커질 인공지능(AI) 시장을 놓고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자사 제품에 결합하는 단계로 올라서며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셀과 아웃룩 등 자사 제품군 전반에 챗GPT4.0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기술과 생산성도구 결합 프로젝트의 이름을 ‘공동 조종사(코파일럿)’로 지었다. 

조종사가 비행기를 조종할 때 옆에 앉은 공동 조종사의 도움을 받듯 사용자가 글을 작성하고 메일을 보내며 표를 그리는 작업을 할 때 인공지능기술이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돕는다는 의미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는 “코파일럿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있어 거대한 한 걸음”이라며 “모든 사람이 매일의 업무에 코파일럿을 사용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GPT4.0를 탑재한다고 발표한 후 이틀만의 일이었다. 

◆ 14조 원 투자해 오픈AI 지분 49% 확보한 MS, 글로벌 시장 선점 시작 

나델라 CEO가 ‘거대한 한 걸음’ 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금액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이 가지는 시장 잠재력과 무관하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덕분에 인공지능 시장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2019년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에 이어 2023년 1월 100억 달러(약 13조 원)을 투자한 덕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오픈AI 지분은 49%다. 

오픈AI 투자 규모는 게임회사 블리자드 및 구인·구직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인수합병 등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투자액 규모 가운데 네 번째라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 돈으로 14조 원이 넘는 금액을 오픈AI에 투자한 가장 큰 요인은 인공지능기술 시장이 가진 잠재력에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인공지능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2030년 15조7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경47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1년 국내총생산의 열 배 규모가 넘는 시장이 크고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여러 산업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일PWC는 7일 발간한 '챗GPT, 기회인가 위협인가' 보고서에서 "챗GPT는 빅데이터에 대한 자가학습 능력 기반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생성할 수 있어 수많은 산업내 혁명을 일으키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특히 교육, 광고, 메타버스 등 콘텐츠 산업과 반도체, 데이터 보안 IT 산업 중심으로 챗GPT가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했다. 

이미 주요 산업의 선두주자들은 챗GPT와 협업을 시작했다. 

소비재회사인 코카콜라는 광고문구 생성과 고객 대화 분석 등 운영에 챗GPT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모건스탠리는 소속 금융 전문가들의 데이터분석에, 자동차 회사 제네럴모터스(GM)는 차량 운행시 비서 기능에 챗GPT 기술을 쓰려고 한다.

오픈AI 역시 유료 이용자에게 우선 챗GPT4.0을 공개하면서 수익화에도 적극적인 만큼 인공지능 시장에서 점한 우위는 당분간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MS 챗GPT에 도전장 던진 구글, '2경 원' 인공지능 시장 뜨거운 경쟁
▲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기술을 자사 제품군에 발빠르게 접목하며 인공지능전쟁에서 앞서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일의 미래' 행사를 통해 공개한 코파일럿을 MS워드 프로그램에서 시연하는 모습 갈무리. <마이크로소프트>
검색엔진 점유율 1위 구글, 루키 '클로드' 내세워 '바드'의 굴욕 넘어설까

인공지능기술 시대 1막을 먼저 열었던 구글 역시 인공지능기술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데이터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앤스로픽에 약 4억 달러(5221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앤스로픽은 챗GPT와 유사한 생성형 언어모델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회사다. 오픈AI에서 GPT 개발에 참여했던 다리오 아모데이가 설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클로드는 챗GPT와 유사한 언어모델로,  챗GPT가 공격 받았던 윤리적 문제까지 보완해서 설계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앤스로픽은 클로드를 기업용으로 우선 공개했으며 사용을 원하는 기업은 대기자명단을 신청해 새로운 인공지능모델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구글은 챗GPT를 손에 넣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을 위해 자사 기술을 활용해 만든 챗봇 바드(Bard),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 버텍스(Vertex AI) 등 인공지능기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챗봇 바드는 시연회 때부터 실수를 해 당시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주가가 7% 가량 하락하는 등 망신을 당했다. 지난 2월 첫 시연회 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입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잘못된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구글은 현지시각으로 29일 온라인을 통해 '데이터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이라는 제목의 기술시연 행사를 연다. 한국시각으로는 30일 오전 1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다.

이 시연행사에서 구글이 '바드의 굴욕'을 회복할 지 전 세계 인공지능기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실 구글은 인공지능 선두주자였다. 2016년 구글 산하연구소 딥마인드가 ‘알파고’ 프로그램으로 이세돌 기사를 바둑대결에서 꺾은 장면은 아직도 회자된다. 

그러나 구글은 인공지능을 서비스화하는 데에는 신중했다. 2018년 출시한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듀플렉스‘가 사람과 너무 비슷한 반응을 보여 불안함을 자아낸다는 피드백을 받은 뒤 인공지능기술 제품 출시를 늦췄다. 

포브스는 구글의 전직 관리자 발언을 인용해 구글이 인공지능 제품 출시를 늦춘 까닭으로 듀플렉스 에피소드를 꼽았다고 보도했다. 시연 장면에서 사람과 꼭 같은 언어습관을 보이고 심지어 ‘음, 어’ 등 의성어까지 흉내냈던 것이다.

인간을 흉내낸 존재가 어설프게 인간을 닮은 사물을 볼 때 불쾌함을 느낀다는 과학 이론인 ‘불쾌한 골짜기’를 구글의 듀플렉스가 일으켰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구글이 주춤한 사이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해 거대언어모델 인공지능 대중화를 이끌었고 구글이 이제 뒤따르는 모양새가 됐다. 

비록 한 발 늦은 형국이지만 구글이 인공지능기술에 가진 역량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보유 데이터량이 압도적이다.

구글은 전 세계 검색엔진 점유율이 90%에 육박해 실질적으로 경쟁자가 없는 수준이다. 

검색엔진 일일 활성자수로 비교하면 구글은 10억 명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검색엔진 빙(Bing)의 10배 규모다. 

인공지능기술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가 차고 넘쳐 정확성과 효율성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MS 챗GPT에 도전장 던진 구글, '2경 원' 인공지능 시장 뜨거운 경쟁
▲ 구글은 앤스로픽에 4억 달러 규모를 투자해 챗GPT 대항마 클로드를 손에 넣었다. 사진은 클로드가 계약서 내용을 수정하는 장면으로 개발사 앤트로픽이 클로드의 정확성을 보이고자 공개한 홍보 이미지. < ANTHROPIC >
◆ 메타, 바이두 그리고 네이버가 '양강 구도' 깨려면

현재는 양강구도로 좁혀졌지만 메타, 중국 바이두 또한 인공지능기술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각각 라마(LLaMa), 어니봇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상태다.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챗GPT 대항마 성격인 하이퍼클로바X 오는 7월 발표한다. 

삼일PWC 보고서는 "당분간 생성형 인공지능 트렌드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래산업의 중심역량인 인공지능 산업의 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전문 스타트업체의 체계적 육성, 일관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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