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3-13 09: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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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이 금융시장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13일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판 강원도 사태'처럼 잠시의 잡음으로 지나가는 이슈가 될 것이다"며 "대형은행의 건전성, 파산한 소형 은행들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에서 '금리 탠트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 13일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이 금융시장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사진은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연합뉴스>
최근 미국 SVB 파산을 계기로 금융시장 불안으로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인 '금리 탠트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83년 설립된 SVB는 실리콘밸리 내 벤처캐피탈(VC)와 신생 스타트업 기업 등에 특화된 미국의 상업은행이다. 8일 자산매각 손실에 대한 고지와 함께 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고객사들의 예금 인출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이후 유동성 부족에 파산을 결정했다.
허 연구원은 이번 파산이 SVB의 특수성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판단했다. SVB가 신생기업에 특화된 은행인 만큼 고객들이 이자율 변동과 소셜 미디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평가다.
허 연구원은 "그들의 고객은 이자율 변동에 특히나 민감하다"며 "스타트업 특유의 '소셜 미디어에 민감한' 특성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반면 대형은행은 예금자가 다양하게 분포돼 있으며 그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계의 경우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역사상 가장 낮다"며 "높은 예금금리를 요구한다던가 돈이 필요해서 갑작스럽게 인출한다든가 하는 나쁜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그럼에도 SVB의 사례처럼 소규모 특수한 은행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은행 두 곳은 '시그니처 뱅크', '코메리카' 은행이다"고 말했다. 시그니처 뱅크는 암호화폐 산업이 주 고객층이라 예금 고객이 특수하게 단일화돼 있다. 코메리카는 자기자본 대비 미실현 수익이 -41.9%로 상당히 높아 고객에게 불안함을 가중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들 비중이 미국 전체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만큼 큰 이슈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허 연구원은 "이들 위험 은행 목록의 총자산 합계는 미국 전체 은행 총자산의 9%에 해당한다"며 "낮은 숫자는 아니나 이 중에서 일부만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미국판 강원도 사태'처럼 잠시의 잡음으로 지나가는 이슈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는 2008년 7월 인디맥 은행 파산처럼 큰 영향 없이 지나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