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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한 수] OCI 이우현, 천억 규모 적자날 때 묵묵히 공장을 옮겼다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3-10 13: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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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외형 보다는 이익'.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0년 직접 키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사업 축소를 감수하고 주력 생산기지를 말레이시아로 옮기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전기료가 국내보다 크게 저렴한 말레이시아에서 안정적 수익 구조를 다졌다.
 
[리더의 한 수] OCI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12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우현</a>, 천억 규모 적자날 때 묵묵히 공장을 옮겼다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이 보여온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사업의 '뚝심'과 '결단'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태양광 발전 확대에 맞춰 다시 말레이시아 공장의 증설에도 나서며 폴리실리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0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기초 소재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역시 당분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발전이 재생에너지의 한 분야가 아니라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중요성이 커진 점이 이런 분석의 근거로 꼽힌다.

세계 태양광시장 분석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3월 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kg)당 26달러를 기록했다.

초강세를 보였던 2022년 중반 kg당 30달러 중후반보다는 다소 내려왔지만 과거 중국 기업들이 유발한 ‘치킨게임’의 영향이 극에 달해 kg당 10달러를 밑돌았던 2019~2020년 초보다는 확연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업황이 긍정적으로 전망될수록 이 부회장의 ‘결단’과 '뚝심'이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이 부회장의 ‘정체성’과도 같은 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2005년부터 OCI(당시 동양제철화학)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핵심사업을 산업소재 중심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으로 바꾸는 일을 주도했다.

OCI는 2007년 말 2500억 원을 들여 지은 군산 공장 생산설비를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상업화했다.

OCI는 2007년까지 2천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사업이 본격화한 2008년 영업이익 7323억 원을 거둔 뒤 2011년 역대 최대인 영업이익 1조1179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치킨게임’을 버티며 뚝심을 보여줬다.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 탓에 2018년 4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이 부회장은 고난의 시기를 거치면서 2020년 2월 연산 5만2천 톤의 군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주력 생산기지를 연산 2만7천 톤의 말레이시아로 삼는 결단을 내린다.

OCI는 당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매년 7만9천 톤 생산하는 글로벌 2위 사업자였다. OCI는 군산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글로벌 7위권 사업자로 밀려났다. 

이 부회장은 중국 기업들과의 치킨게임을 버텨내는 과정에서 외형보다는 장기적으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읽힌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원가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전기료가 한국보다 최대 3분의 1까지 저렴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할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2017년 5월 일본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을 인수했다.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OCI는 말레이시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생산원가를 과거 10달러 초반에서 최근 7달러 안팎까지 낮춘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최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26달러 대인 것을 고려하면 향후 가격이 70% 이상 급감하지 않는 이상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사업에서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다.

OCI는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연간 생산능력을 3만5천 톤까지 늘렸다. 이 과정도 단순 증설이 아니라 군산 공장의 유휴설비를 활용한 디보틀넥킹(생산효율화)을 통해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최근까지도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런 이 부회장이 다시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에 나서는 결단을 내렸다.

이 부회장은 2월 초 OCI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을 모두 3만 톤 증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콘퍼런스콜에서 최대 6만 톤 증설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는데 2024년부터 3년 동안 매년 1만 톤씩 증설하는 계획을 올해 구체화했다. 향후 증설이 끝나면 OCI의 연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6만5천 톤이 된다.

이는 이 부회장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업황과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등을 종합해서 검토한 결과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더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OCI는 2월 실적발표 IR자료를 통해 “2023년 폴리실리콘 신규 증설량의 원활한 시장 공급으로 폴리실리콘 병목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여전히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우호적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OCI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측과 전력 공급 장기계약을 맺어 앞으로도 우수한 원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태양광 수요 확대와 함께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OCI는 지난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사업 호조에 힘입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9810억 원을 거뒀고 지난해 말 완료된 말레이시아 증설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증권은 OCI가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01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7.2% 증가하는 것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바라봤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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