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확대에 발맞춰 대규모 인력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신입사원 입사 1주년 기념행사 '2022 삼바 페스타'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튜브>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3조 원대를 기록했다.
늘어난 것은 매출만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이 확대되면서 인력 충원도 업계 최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직원(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 수가 4120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4천 명대 정직원 고용을 달성했다.
2021년에는 정직원 3693명을 고용했는데 한 해 만에 정직원이 427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또 기간제 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직원 수는 3959명에서 4532명으로 증가했다.
4천 명이 넘는 정직원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독보적인 규모다.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게 거둔 제약바이오기업을 보면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종근당 2335명, GC녹십자 2126명, 한미약품 2121명, 유한양행 1898명, 대웅제약 1628명 순으로 정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정직원 2063명을 고용했다. 셀트리온은 분기보고서에 직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처럼 다른 기업들보다 눈에 띄게 많은 직원들을 확보한 까닭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제1바이오캠퍼스에서 1~3공장을 운영해왔다. 이 공장들의 생산능력만 해도 전체 36만4천 리터(ℓ)로 글로벌 CDMO업계 최대 규모다.
여기에 신규 공장이 최근 또 추가됐다. 지난해 10월 준공돼 부분가동에 들어간 4공장의 생산능력은 무려 24만 ℓ에 이른다. 올해 4공장이 완전가동을 시작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체 생산능력은 60만4천 ℓ로 늘어나게 된다. '세계 최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초격차'를 이룰 기반이 만들어진 셈이다.
공장이 세워졌으면 생산라인을 돌릴 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을 담당하는 공정직 근무자는 2021년 1772명에서 2022년 2009명으로 237명 늘어 전체 정직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정직 근무자가 2천 명대에 이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신규 고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공장 건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생산설비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송도에 '제2 바이오캠퍼스' 구축을 위한 대규모 부지를 확보했다. 여기에 무려 7조 원가량을 투입해 공장 4개를 건립하고 제1 바이오캠퍼스 이상의 생산설비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장 먼저 건립될 5공장의 경우 올해 착공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 쪽의 인력 수급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외부 기업의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CDO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인원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직은 2018년까지만 해도 816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1053명으로 훌쩍 늘었다. 2018년 CDO(위탁개발)사업 진출과 발맞춰 대규모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연구직 정직원은 2020년 1022명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1년 1213명으로 다시 급증했고 2022년에는 1246명에 이르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채용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것은 송도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인력 채용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송도는 최근 대형 바이오기업들의 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송도에 거점을 가진 셀트리온은 새로 3공장을 짓는 가운데 연구시설인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도 건립해 4월부터 연구원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5년까지 송도에 대규모 연구시설 R&PD센터를 짓고 본사마저 송도로 옮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CDMO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올해 하반기 송도에서 공장을 착공해 2027년 상업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정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