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3-03-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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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이 PC인터넷뱅킹을 중단하고 모바일 금융플랫폼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섰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다른 인터넷은행과 견줄만한 모바일 금융플랫폼 완성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상장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이 PC인터넷뱅킹을 중단하며 금융플랫폼을 집중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이용자 비중이 빠르게 확대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이번 조치로 국내 인터넷은행 가운데 PC인터넷뱅킹을 서비스하는 곳은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PC인터넷뱅킹을 중단한 것을 두고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과 경쟁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본다.
케이뱅크는 최근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며 올해 3월로 예정됐던 기업공개(IPO)를 포기했다.
당초 케이뱅크는 기업공개 시장 한파에도 불구하고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들도 “기업공개를 철회할 계획은 없다”며 “3월 안으로 기업공개를 위한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 기업공개 시장에서 가장 기대 받던 대어로 꼽히던 온라인 식재료 판매업체 마켓컬리가 1월 기업공개를 포기한다고 발표하자 케이뱅크도 흔들린 것으로 여겨진다.
기대하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도 기업공개 포기의 한 이유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자신들의 기업가치를 약 7조 원으로 평가하며 시장에서 인정받기를 기대했다. 모기업인 KT의 시가총액에 도움이 될 최소한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현재 약 3조9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때 추정 기업가치가 10조 원을 넘어서던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원하던 가치인 7조 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추정 기업가치가 줄어든 이유로 금융플랫폼으로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을 꼽는다.
인터넷은행은 지점 등 실물 자산이 없어 금융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수로 그 사업성을 평가받고 있다.
인터넷은행 업계 1위로 평가받는 카카오뱅크는 고객 수 약 2천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모기업인 카카오가 고객 수 약 4천만 명이 넘는 거대 플랫폼이라는 것을 강점으로 고객 수를 빠르게 확보했다.
국내 3번째로 설립한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도 설립 1년여 만에 고객 수 500만 명을 넘어섰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월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토스뱅크가 약 1500만 명, 카카오뱅크가 약 1340만 명으로 나타냈다.
카카오뱅크는 확보한 고객 수가 큰 만큼 달마다 이용하는 고객 수도 많았고 토스뱅크는 모기업 토스의 간편결제 기능 등 편의성에 힘입어 많은 이용자 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케이뱅크는 이 부분에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에 크게 밀린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뱅크는 고객 수 약 800만 명으로 인터넷은행 가운데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약 260만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마다 케이뱅크를 찾는 이용자 수가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6~7배 뒤처진다는 것이다. 금융플랫폼의 사업성에서 케이뱅크가 저평가받는 이유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현대백화점, 삼성카드 등 비금융업계와 협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하는 방법 등을 통해 고객 수 800만 명에 도달했다.
다만 그 뒤 고객 수 증가세가 위축되며 카카오뱅크와 고객 수 격차는 유지됐고 토스뱅크에는 추격당하게 됐다.
향후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기업공개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유입할 수 있도록 모바일 금융플랫폼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서 행장 PC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으로 나눠진 서비스를 모바일뱅킹으로 몰아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플랫폼을 더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고객 행동을 분석해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모두 개선하는 등 고객 편의를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며 “케이뱅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메뉴 탭, 화면 구성 등을 계속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