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구원투수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3년 만에 영업이익을 거뒀을 뿐 아니라 2천억 원대 통상임금 소송도 마무리함으로서 노사관계에 불확실성을 털어냈다. 정 사장은 금호타이어 재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광주공장 이전에도 성공할지 주목된다.
▲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하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27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이 취임 이듬해인 지난해 금호타이어의 흑자전환을 이끌면서 경영정상화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시각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3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까지 35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2016년 영업이익 규모가 1200억 원대로 주저 앉았고 2018년에는 영업손실 788억 원을 거뒀다. 2019년 영업이익 573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을 했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19 여파에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 사장은 2021년 3월 대표이사에 발탁된 뒤 취임 이듬해 바로 흑자전환을 이뤘다.
이뿐 아니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부(금호타이어 노조)와 협상을 통해 통상임금 문제도 10년 만에 마무리하면서 생산 안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결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3일 통상임금 상여소송과 관련한 노사 잠정합의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66.3% 찬성률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통상임금과 관련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회사는 전현직 사원 3천여 명에게 2년5개월분의 법정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회사의 부담금은 1400억~15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애초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11월 대법원 통상임금 관련 파기환송심에서 일부 패소하면서 지급해야 할 규모가 2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보다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일시적 비용 부담은 있지만 정 사장으로서는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해 10년을 끌어오던 노사 갈등을 봉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2013년부터 통상임금을 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2013년 당시 금호타이어 전현직 직원 5명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하는데 회사가 이를 제외하고 통상임금을 산정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에는 금호타이어 노조원 3천여 명이 2013년과 같은 내용으로 소송에 나섰다.
특히 금호타이어 노조는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통상임금 소송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노사 관계에 갈등이 이어졌는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셈이다.
노사갈등의 주요 원인을 해결한 정 사장으로서는 경영정상화를 이뤄 금호타이어의 과거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길에 광주공장 이전이라는 마지막 과제가 남았다.
금호타이어는 2020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중장기 목표로 '글로벌 타이어회사 톱 10' 재진입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글로벌 타이어회사 매출 순위에서 18위로 파악된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공장 이전을 통해 현대화된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광주공장은 1974년 준공돼 50여 년의 세월 동안 노후화된 상태로 생산성 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설이 필요하다.
다만 2019년 이후 4년 째 광주시와 부지 이전문제 협의가 답보상태에 놓였다는 점은 정 사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함평빛그린 산업단지로 공정을 이전할 계획을 세웠지만 공장을 가동하면서 사전에 부지 용도를 변경해 자금을 확보하지 않으면 이전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광주시는 특혜 시비를 우려해 광주공장을 먼저 비우지 않으면 용도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광주시와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잘 추진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